길병민 “우승자다운 퀄리티로”… 낭만의 가을밤콘서트

최여경 기자
수정 2026-10-07 00:15
입력 2026-10-07 00:15
13일 본지 가을밤콘서트
성악 콩쿠르·뮤지컬 등 10년 활동‘투우사의 노래’ ‘마중’ 등 명곡 공연
소프라노 황수미와 듀엣도 예고
“연주가 시작되면 그 자리에는 연주자와 청자만 존재할 뿐이에요.”
국제 성악 콩쿠르와 방송, 오페라와 뮤지컬을 오가며 10년을 달려온 베이스바리톤 길병민(32)은 익숙한 관객 앞이든 심사위원 앞이든 객석을 가려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대를 떠받치는 잣대도 분명하다. “대중적인 인기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세상이지만 늘 제 기준이 되는 건 우승자다운 퀄리티죠.”
그 잣대가 향하는 다음 무대는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신문 ‘2026 가을밤콘서트’다. 차웅이 지휘하는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조르주 비제(1838~1875)의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 조아키노 로시니(1792~1868)의 ‘세비야의 이발사’ 중 ‘소문은 산들바람처럼’ 등 음반 ‘고전의 길’(2022) 수록곡과 한국 가곡 ‘마중’, 영화 음악 ‘사랑한다 말해주오, 마리우’ 등을 부른다.
소프라노 황수미와 듀엣도 선보인다. 툴루즈 국제성악콩쿠르 최연소 베이스 우승 뒤 피렌체·런던 오페라 무대를 거친 정통 성악가의 시간과 JTBC ‘팬텀싱어3’ 이후 대중 곁으로 걸어 나온 시간이 한 무대에 놓이는 셈이다. 그는 “성악 장르에 이런 매력이 있구나 하는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름을 알린 뒤에도 그는 콩쿠르를 놓지 않았다. 2023년 미국 오페라 인덱스, 2024년 포르투갈 카스카이스 콩쿠르에서 연이어 1위에 올랐다. 그는 “오랜 세월 꼴찌도 해 봤고 오랜 시간 1등도 해 봤다”면서 “하나의 길을 열기 위해 10번씩 100번씩 남들이 보지 않는 시간 속에서 더 두드렸을 뿐”이라고 돌아봤다. 콩쿠르는 그에게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상태”를 지키는 자기 점검의 자리다. 엄격한 시선은 오페라로도 이어진다. “20대에는 만족스러울 만큼 원숙하지 못했다”고 짚은 그는 올해 ‘사랑의 묘약’과 ‘카르멘’ 두 편에 참여했고, 오페라 무대를 “늘 갈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 출연한 뮤지컬 ‘엘리자벳’으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신인상을 받았고, 트로트 프로그램에도 도전했다.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해 오지 않던 노력도 필요하다”며 “모든 시간을 충실하고 후회 없이 보낸 게 보람”이라고 덧붙였다.
폭넓게 도전하며 차근차근 음악가의 길을 걸어온 그는 “하나둘 삶에서 소중한 것이 뭔지 골라낼 줄 알게 됐다”며 “소중한 시간과 모든 순간이 찰나라고 생각하면서 지금에 감사한다”고 했다. “계속 도전하고 즐겁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마르지 않는 행복을 전파하며 건강하게 계속 걸어가겠습니다.”
최여경 선임기자
2026-10-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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