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제인 도”… 코넬대 ‘분노의 시위’

조희선 기자
수정 2026-10-06 18:02
입력 2026-10-06 18:02
성폭행 부실 대응에 집단 행동
가해자 퇴학·총장 사퇴 등 촉구대학 “학생 안전 조치 강화할 것”
이타카 AP 뉴시스
미국 명문 코넬대에서 2년 전 발생한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학교 측의 미흡한 대응을 두고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학생과 교직원 수천명이 5일(현지시간) 시위를 벌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뉴욕주 코넬대 캠퍼스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시위는 피해 여성이 대학과 가해자로 지목된 남학생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집단행동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익명의 피해 여성을 상징하는 ‘제인 도’ 이름표와 성폭력 피해자와의 연대를 상징하는 보라색 리본을 착용했다. 이들은 “우리가 ‘제인 도’다”, “피해자를 지원하고 가해자들을 퇴학시켜라” 등의 문구가 쓰인 팻말을 들고 학교 본관까지 행진했다. 현장에서는 마이클 코틀리코프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시위 주최 측은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이번 주 내내 학내 타운홀 미팅, 수업 거부, 7시간 농성 등 추가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시위에 앞서 이날 새벽에는 대학 본관 건물의 유리문이 파손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본관 입구 벽면에는 붉은색 스프레이로 “대학이 성폭행범을 보호한다”, “가부장제를 부수자” 등의 낙서가 쓰였고, 대학 측은 낙서를 제거하고 파손된 유리문을 가리는 등 긴급 수습에 나섰다. 대학 당국은 “학내 구성원들의 좌절감과 격앙된 감정을 이해하지만 이 같은 기물 파손 행위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피해 여학생이 2024년 10월 교내 사교클럽 ‘카이 파이’ 건물에서 남학생 7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해 공론화됐다. 이 학생은 사건 직후 대학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지만, 형사 기소로 이어지지 않았다. 가해 학생 중에는 한인 학생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의 부적절한 대처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코틀리코프 총장은 지난 3일 대학 웹사이트를 통해 “학내 투명성과 학생 안전을 위한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수습에 나섰다.
조희선 기자
2026-10-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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