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따면 ‘로또 청약’까지? “군복무한 청춘 조롱당했다” 국민청원 등장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수정 2026-10-06 16:23
입력 2026-10-06 16:23

올림픽·아겜 메달리스트 ‘주택 특별공급’
14억→37억 ‘디에이치 자이’ 2가구 배정
“BTS보다 병역특례 더 자격 있나” 국민청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남자 선수들의 병역 혜택에 대한 경솔한 언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은 아시안게임 4연패를 이룬 남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는 모습.
아이치 연합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와 남자 축구 금메달을 계기로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의 축소 및 폐지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딴 운동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주택청약 특별공급 혜택의 적절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6일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의거한 ‘우수선수 주택 특별공급’ 대상자가 된다.


‘우수선수 주택 특별공급’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에서 3위 이상 성적으로 입상한 선수들이 국민주택 및 공급면적 85㎡ 이하 민영주택 특별공급에 청약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국가유공자와 장애인, 중소기업 근로자, 군인,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특별공급 물량의 10%에 해당하는 ‘기관추천 특별공급’으로 배정된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다.

축구, 야구 등 단체종목은 15개국 이상, 개인 경기의 경우 10개국 이상이 참가한 대회에서 메달을 따내야 하며, 동아시아대회, 실내아시아대회, 월드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군인선수권대회 성적은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메달을 따냈다고 해서 저절로 특공을 통해 주택을 분양받는 건 아니다. 해당 주택이 건설되고 있는 지역에서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으로 거주하고 있어야 하며, 과거 특공을 받은 이력이 없어야 한다. 입주자저축 신청 자격과 무주택 기간 등도 충족해야 한다.



‘기관추천 특공’에 올림픽 메달리스트 포함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민영 주택공급업체가 대한체육회에 대상자 추천을 요청하면 개별 회원종목단체가 명단을 보내고, 대한체육회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등 각 대회별, 메달 색깔별로 매겨진 점수에 따라 우선순위를 매겨 명단을 전달한다. 우수선수로 추천받은 선수는 청약을 접수하고 심사를 받아야 한다.

우수선수 주택 특별공급 제도는 19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4월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전 유도 국가대표 조준호가 ‘우수선수 주택 특별공급’ 제도에 대해 언급했다. 자료 : MBC


우수선수들에게 청약 기회가 주어진 단지들 중에는 분양 이후 시세가 급등해 ‘로또 청약’으로 회자된 사례가 적지 않다. 2018년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자이개포’에는 2가구가 배정됐는데, 분양가가 14억원가량이었던 공급면적 84㎡는 현재 시세가 37억원에 달한다.

2021년 분양한 서울 강동구 고덕 풍경채 어바니티에는 4가구가 배정됐다. 고덕 풍경채 어바니티 ‘국평’은 8억원대에 분양됐으나, 최근 실거래가는 19억원이다.

이러한 우수선수 주택 특별공급은 도쿄올림픽이 치러진 2021년 한 차례 화제가 됐다. 그해 4월 한 방송에 출연한 전 유도 국가대표 조준호가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서울에서 아파트 우선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고 발언했고, 청약 광풍이 한창이던 시기에 치러진 도쿄올림픽에서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지자 “메달 따면 ‘로또 청약’ 받는다”는 글이 소셜미디어(SNS) 등에 쏟아졌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병역 관련 부적절한 언행으로 공분이 커지는 가운데, “예술·체육인의 병역특례를 폐지해달라”는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청원인 A씨는 “대한민국은 세계적 경제·군사 강국이 되었고 한류는 세계를 휩쓸고 있다”며 “알파벳 K로 시작하는 모든 것에서 대한민국을 떠올리는 이 시대에, 편중된 몇몇 대회의 승자들에게 단지 국격을 올렸다는 이유로 병역을 면제해 주는 특혜를 줘야 할 이유는 더 이상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국격을 높였다는 이유라면 방탄소년단(BTS) 같은 청년들이 서구권 누구도 알지 못하고 주목하지도 않는 아시안게임 승자보다 더 자격이 있었음을 부정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A씨는 “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을 딴 선수가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쓰고 자신의 병역 면제를 자랑하는 SNS 게시글을 보고 분노를 참기가 힘들었다”면서 “전역모와 함께 대한민국 군인으로 바친 우리들의 청춘이 조롱당했다는 감정은 더 이상 이런 부조리와 특혜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누르고 금메달을 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박승수 선수가 경기 후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논란이 됐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방부도 예술·체육 요원 제도의 축소 및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궁극적으로 예술·체육 요원을 포함하는 보충역 감축·폐지를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해서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기본적인 국방부 방향은 병역의무자 간 형평성과 공정성, 병역자원 감소 상황, 국민적 공감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또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병역특례 관련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병역의무는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함께 존중하고 숭고하게 생각해야 될 신성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