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선거 유세 도중 춤을 추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자국의 선거 시스템이 ‘부패했다’고 비난했다. 여당인 공화당이 의회 주도권을 민주당에 넘겨줄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자 선거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명분을 쌓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브라질은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1억 2500만명이 투표했고, 투표 마감 직후 같은 날 결과가 발표됐다”고 적었다. 이어 “반면 디트로이트와 필라델피아,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의 수많은 도시와 주에서는 훨씬 적은 수의 표를 ‘조작’하는데, 아니 내 말은 ‘집계’하는데 종종 몇 주가 걸린다. 미국의 선거 시스템은 부패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미국의 일부 주와 도시는 개표 작업이 선거일이 지나서도 진행되는 등 더딘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주마다 선거 규정이 다르고 사전투표나 우편투표의 개표 시점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전국적으로 동일한 전자투표 시스템과 개표 절차를 사용하는 데다 우편투표도 실시하지 않아 비교 대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지역의 늦은 개표 작업에 불만을 토로한 건 과거 일부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앞서다 막바지 민주당 후보에게 역전당한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 3곳에서 개표 초반 앞서다 우편투표 개표가 진행되면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패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소셜에서 지목한 디트로이트와 필라델피아는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의 최대 도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팜벨트’(농장지대) 중 한 곳인 네브래스카주 유세에서 ‘적색 착색 경유’를 제한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연방 유류세가 면제되는 적색 착색 경유는 사용 대상이 농기계와 건설기계를 포함한 비도로용으로 제한돼 있는데, 이런 요건을 삭제한 것이다.
경유 가격이 배럴당 6달러를 넘을 정도로 치솟으면서 팜벨트 지역 여론이 악화되자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윳값 상승이 자신이 벌인 중동 전쟁 탓이 아닌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 시설 공격과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우세 주의 정유 시설 폐쇄 때문이라는 주장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