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폰 하나에 300만원 주겠다”… 제주 선후배 27명 얽힌 유통조직 적발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10-06 10:21
입력 2026-10-06 10:21

서귀포에 사무실 차려 지인 통해 대포폰·통장 모집
도박사이트 등 범죄조직에 공급한 일당 27명 검거
총책 등 4명 구속 송치… 5500만원 기소 전 추징보전

서귀포경찰서는 대포폰과 대포통장 등 범죄에 이용되는 이른바 ‘대포물건’을 모집해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 범죄조직에 공급한 혐의로 27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총책 등 4명을 구속했다. 사진은 압수된 대포폰, 카드, 신분증. 서귀포경찰서 제공


제주에서 활동하던 대포폰·대포통장 유통 조직의 총책 2명이 경찰 수사를 피해 강원 강릉으로 도주했다가 잇따라 붙잡혔다. 경찰은 지난 3월 수사에 착수해 모집책과 단순 가담자 등을 차례로 검거하며 조직의 실체를 밝혀냈다.

서귀포경찰서는 대포폰과 대포통장 등 범죄에 이용되는 이른바 ‘대포물건’을 모집해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 범죄조직에 공급한 혐의로 27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총책 등 4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총책 A씨가 범행으로 얻은 것으로 확인된 범죄수익 약 55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수사는 지난 3월 한 피의자가 지인에게 대포통장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4월부터 1차 모집책을 구속하는 등 관련자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했고, 수사 과정에서 모집책뿐 아니라 범행에 단순 가담하거나 대포폰·통장 등을 제공한 인물 등을 차례로 확인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총책 A씨와 B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들은 경찰 수사를 피해 제주를 빠져나가 강원 강릉으로 도주했지만 경찰의 추적 끝에 각각 붙잡혔다. 마지막 총책까지 검거된 시점은 지난 7~8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20대인 A씨와 B씨는 서귀포시내 한 건물 3층에 사무실을 마련한 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역 선후배들에게 “대포폰을 모집해 오면 대가를 주겠다”고 제안하며 모집책을 끌어들였다.



모집책 등은 다시 제주지역 지인 21명을 상대로 대포폰 모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대포폰과 신분증, OTP카드 등은 A씨와 B씨를 거쳐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 범죄조직에 공급됐다.

총책들은 모두 제주지역 인물로 파악됐다. 범행에 가담하면 1건당 기본적으로 약 3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이 제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총책과 모집책, 제공자 등 여러 단계로 수익이 나뉘면서 실제 지급액은 달랐고, 일부 가담자는 약속한 돈을 받지 못한 경우도 더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체 범죄수익이 5500만원보다 많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범죄수익 규모와 추가 범행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역 내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한 대포폰·대포통장 모집 범죄가 보이스피싱이나 도박사이트 등 각종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관련 범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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