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명의로 허위 처방…프로포폴 빼돌려 상습 투약 혐의 의사 등 검거

이창언 기자
수정 2026-10-06 10:03
입력 2026-10-06 10:03
허위 처방·투약량 부풀려 2만 8380㎎ 빼돌려
간호조무사·지인 등 가담…‘의료쇼핑’ 환자 적발
경남에서 환자 명의로 허위 처방전을 작성해 프로포폴을 빼돌린 뒤 상습 투약한 혐의로 의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을 도운 간호조무사와 지인, 여러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환자 등 4명도 함께 검거됐다.
경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50대 의사 A씨를 구속하고 간호조무사 2명과 지인, 환자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의료용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자신이 투약한 프로포폴의 사용량을 맞추고자 실제 처방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 명의로 허위 처방전을 작성하거나, 투약량을 부풀려 기재하는 수법으로 프로포폴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추적이 어려운 외국인 환자 33명의 인적 사항을 이용해 허위 처방전을 작성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병원 진료기록부와 마약류 출납자료 등을 분석해 정상적인 진료에 사용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프로포폴 약 2만 8380㎎(수면내시경 약 500명분)을 빼돌려 대부분 투약한 것으로 파악했다.
A씨의 프로포폴 투약에는 병원 간호조무사 2명과 지인도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조무사들은 병원 업무시간 중 A씨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했고, 퇴근 이후에는 지인이 투약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병원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A씨가 환자들이 내원한 시간에 병원 내 침실 등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정황도 확인했다.
다만 A씨는 프로포폴 투약 횟수나 분량 등과 관련해 혐의를 일부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함께 송치된 환자 E씨는 이른바 ‘의료쇼핑’으로 여러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E씨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A씨의 병원을 포함해 경남지역 의료기관 11곳에서 모두 1만 980㎎의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에도 여러 병원을 돌며 최대 10병가량을 투약받은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범죄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한 뒤 병원의 진료기록과 마약류 출납자료 등을 분석해 A씨 등의 범행을 확인했다.
경찰은 E씨의 재범을 막고 건전한 사회 복귀를 지원하고자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 연계해 치료·재활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E씨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한 다른 의료기관을 상대로 처방과 투약이 적정했는지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 역시 중독과 의존성이 강한 만큼 불법 투약과 유통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신고와 협조가 필요하다”며 “보건당국과 협력해 의료용 마약류가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되도록 지속해서 관리·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창원 이창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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