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당국·검찰·국회…26명 쿠팡으로 갔다

서유미 기자
수정 2026-10-05 22:12
입력 2026-10-05 22:12
최근 3년간… 보수 2배 넘게 늘어나
정보 유출·화재 등 논란 잇따른 시기
“고객·직원 보호보다 ‘대관’에 골몰”
쿠팡이 최근 3년간 사정기관과 금융당국, 국회 출신 26명을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가 확인된 검찰·국회 출신의 월평균 보수는 이직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검색순위 조작 제재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물류센터 화재 등 각종 논란이 잇따른 시기에 정부·국회와의 관계를 관리하는 ‘대관’ 조직 강화에 힘을 쏟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2026년 9월 말까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검찰·경찰청·공정거래위원회에서 퇴직한 뒤 쿠팡으로 옮긴 인원은 6명으로 집계됐다. 검찰 출신이 2명이고 나머지는 각각 1명이었다.
검찰 출신 2명의 월평균 보수는 이직 전 749만원에서 이직 후 1693만원으로 약 2.3배 늘었다. 이직자가 1명인 기관은 공단이 급여를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국회 출신 이직자는 20명으로, 월평균 보수가 806만원에서 1743만원으로 약 2.2배 늘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020~2025년 국회 퇴직공직자의 취업심사 승인 사례 438건을 분석한 결과, 쿠팡 취업 승인자가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퇴직자들의 이동은 쿠팡의 규제·안전 논란이 잇따른 시기와 겹친다. 공정위는 2024년 6월 자사 상품을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도록 알고리즘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쿠팡에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2025년 11월)과 인천 석남동 물류센터 화재(2026년 7월)도 이어졌다. 고용노동부는 국회 청문회에서 제기된 쿠팡의 산재 은폐·불법파견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해 올해 1월 5일 전담팀(TF)을 꾸렸다.
쿠팡으로 자리를 옮긴 퇴직자들 모두가 대관 업무를 맡았거나 개별 사건에 관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쿠팡이 사고와 위법 의혹이 불거진 시기에 높은 보수로 금융당국·사정기관과 국회 출신을 대거 영입한 만큼, 고객과 노동자 보호보다 규제·수사 대응을 앞세운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적잖다.
한 의원은 “쿠팡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보다 고액 연봉으로 대관 인원을 무더기로 영입해 사건을 무마하는 데 급급했다”며 “공정거래와 노동권을 지키지 않은 책임을 돈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유미 기자
2026-10-06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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