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달 원전, 우주 데이터센터

이순녀 기자
수정 2026-10-06 01:26
입력 2026-10-05 21:06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기반시설은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원전은 이런 대규모 저탄소 전력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주요 선택지로 꼽힌다.
하지만 현실에서 두 시설은 모두 불청객 취급을 받는다.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용수 소비와 넓은 부지 사용을 이유로, 원전은 안전과 환경 문제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주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지구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원전과 데이터센터가 지구 밖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달에 원전을 세우고,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담대한 발상이 본격적인 실험 단계로 들어섰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은 2030년 12월까지 달 남극 인근에 원자로를 설치하는 계획에 속도를 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나사가 최근 계약업체들에 정비 없이 5년 이상 작동할 수 있는 원자로를 개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2036년까지 ‘셀레나’라는 이름의 원자로를 구축해 10년간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달 원자로의 발전 용량은 아직 미미하다. 미국의 원자로 발전 목표 용량은 20㎾로, 16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이다. 셀레나의 용량은 그 절반인 10㎾다. 로켓에 실어 보낼 수 있을 만큼 작은 원자로로 향후 달에 구축될 영구 기지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것이 목표다.
우주 데이터센터 실험도 막이 올랐다. 구글은 지난 1일 자체 개발한 AI 칩 텐서처리장치(TPU)를 탑재한 시제품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장기적으로 여러 위성군을 연결해 궤도에서 대규모 AI 연산을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도 자체 궤도 데이터센터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장밋빛 낙관은 아직 이르다. 비용과 안전, 우주 환경 문제 등 넘어야 할 난관이 첩첩이다. AI 시대가 인류에게 던진 과제가 크고 무겁다.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2026-10-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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