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3500건 발생해도, 해킹 검거율 고작 23%

손지연 기자
수정 2026-10-06 00:48
입력 2026-10-05 22:40
은행권 덮친 해킹 사고 최근 금융권 해킹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5일 서울 시내 한 건물 내에 설치된 은행 ATM기. 2026.10.5 연합뉴스


최근 잇따라 발생한 금융권 해킹에 인공지능(AI) 도구가 활용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향후 이같은 사이버 공격이 더욱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경찰의 해킹 사건 검거 비율은 20% 안팎에 그쳐 향후 국제공조와 AI 대응 수사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경찰청 ‘사이버 범죄 통계’를 보면 2020~2025년 해킹은 총 1만 7445건이 발생해 3969건이 검거됐다. 발생 건수 대비 검거 비율은 22.8%에 그친다.


해킹 발생건수는 2020년 3176건에서 2022년 2396건으로 감소한 이후, 지난해 3544건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는 “수사기관 대응 역량이 일정 부분 강화됐지만 해킹 수법의 첨단화·지능화가 검거율 상승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해외 IP·서버를 통한 우회 공격과 국제공조의 한계 등 ‘국경 밖 수사’는 해킹 사건의 고질적인 난관으로 꼽힌다. 사이버범죄 관련 경찰의 국제공조 요청 건수는 2024년 1만 504건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1만 3264건으로 26.3% 늘었다. 시중은행에서 시작해 저축은행·캐피털 등 금융권 전반에서 피해 사례가 확인된 이번 해킹 사건도 해외 IP가 광범위하게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은행 공격에는 미국·일본·홍콩·싱가포르·베트남·태국·영국 등 여러 국가의 IP가 동원됐다.

경찰청은 유로폴을 비롯해 세계 각국과 실무약정을 체결하는 등 협력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국제 공조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유럽은 회원국 간 정보 공유와 공동수사 체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실무약정을 체결했더라도 아직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IP가 해외에 있을 경우 피의자를 추적하기 어렵고, 국제공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젠 해킹에 AI까지 동원되면서 관련 수사 난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AI가 활용되면서 해킹의 진입장벽도 낮아지고 있다”며 “기존 사이버수사 체계와 전문 인력, 수사기법 역시 AI 시대에 맞게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손지연·유승혁 기자
2026-10-06 3면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