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최종 조사 결과 발표
“정전협정 위반 진심으로 사과하라”북한 향해 즉시 지뢰 제거 촉구도
연합뉴스
군이 5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 폭발 사고 원인을 “북한군의 매설 지뢰”라고 최종 결론 내고 북한을 향해 자발적 지뢰 제거와 함께 우리 장병을 향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폭발 원인이 된 군사분계선(MDL) 이남의 북한군 지뢰지대에 대한 제거 작전도 전격 단행했다. 최종 결론이 나온 만큼 외교·군사적 대응 등 상응 조치에도 관심이 쏠린다.
합동참모본부 현장조사 태스크포스(TF)장을 맡은 권대원 합참 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엔사 공동 현장조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를 토대로 “유실 지뢰가 아닌 매설된 전형적인 북한군 지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3개 지점이 MDL 이남 10여m 지점으로 확인했다”며 “유엔사도 해당 지뢰는 인위적으로 위치시킨 것이며, 설치 시기는 12개월 이전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권 차장은 “북한이 소위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빌미로 MDL 이남에 설치한 반보병 지뢰로 인해 정상적인 DMZ 작전을 수행하는 우리 장병이 큰 부상을 당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고 말했다. 북한을 향해선 “우리 장병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정전협정을 위반해 설치한 지뢰들을 즉시 제거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합참은 이날 낮 12시 51분쯤 사고 원인이 된 MDL 이남의 북한군 지뢰지대를 제거했다고 전했다.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우리 군의 첫 실질적 조치다. 정확한 폭파 지뢰 수량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1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매설 지뢰를 회수했느냐’는 질문에는 “장병 안전 등을 고려해 별도로 회수하진 않았다”고 했다.
합참은 “(북한군이) MDL 이남으로 평균 20여m 침범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사와 MDL 기준선 일치화를 위한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했다.
합참은 향후 대응 조치로 ‘지속적 지뢰 제거 작전 시행’을 언급했다. 권 차장은 “군은 지뢰지대에 대해 자발적으로 제거하지 않을 경우 비무장지대의 평화와 우리 장병의 안전을 위해 지뢰 제거 작전을 지속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앞서 북한군 매설 지뢰로 최종 판정 시 ‘상응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표와는 온도 차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뢰 제거’를 상응 조치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상응 조치라고 하면 비례적으로 들릴 수 있는데 저희가 생각하는 건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봐도 된다”고 덧붙였다.
후속 조치를 놓고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 일각에선 북한의 해킹과 가상자산(암호화폐) 탈취, 해외 정보기술(IT) 인력 활동 등 불법 사이버 활동에 관여한 개인·기관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는 등 대북 독자 제재 필요성도 거론됐다. 지난 1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도 이 방안을 두고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야당을 중심으로 언급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은 당장은 검토되지 않는 분위기다. 합참 관계자는 “확성기가 효과가 있던 적도 있지만 지역 주민들의 어려움을 유발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현실적이고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했다.
야당에선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보복을 위협한 동부전선 21사단의 북한군 철책선이 이미 MDL 남쪽 지역에 설치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철책선뿐 아니라 지뢰지대, 전술도로 등이 21사단 지역의 MDL을 침범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합참 관계자는 “파악 중”이라고 했다.
여야 정치권은 북한을 앞다퉈 규탄했지만, 우리 군의 상응 조치를 두고는 입장 차를 보였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북한의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하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우리 군이 ‘식물 군대’가 됐다”고 비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북한이 지뢰를 안 치우면 우리가 계속 치우겠다는 게 정말 대응인가”라며 “도발한 북한이 치러야 할 대가는 대체 무엇인가”라고 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의원은 “도발에 책임을 묻지 않는 대북정책으로는 국민을 지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백서연·손지은·김서호 기자
2026-10-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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