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금 국회 재정통제 약화 우려… 지출금액 30%까지 자체 변경 논란

김신우 기자
수정 2026-10-04 23:54
입력 2026-10-04 23:54

재원 지속 가능성도 과제로 떠올라

역대급 초과 세수로 조성되는 미래대응기금이 국회의 통제를 약화하고 정부 재량을 지나치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국회에서 제기됐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없이 기금 재원을 일반회계로 돌리고, 주요 지출액의 30%까지 자체적으로 변경할 수 있어 정부의 ‘쌈짓돈’처럼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4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국가재정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재경위는 “정부의 재정 운용 자율성이 커지는 대신 국회의 사전 심의·통제 범위가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수가 부족할 때 미래대응기금의 여유 자금을 일반회계로 보내면서 추경을 편성하지 않아도 되도록 한 특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행법상 회계연도 중 기금 전입금을 세입예산에 반영하려면 추경을 편성하고 기금운용계획도 변경해야 한다. 개정안은 변경 내역을 국회에 사후 제출하도록 했지만, 재경위는 국회가 전출 필요성과 규모를 미리 심의·의결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봤다.


기금 지출 계획의 주요 항목을 최대 30%까지 자체 변경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사업성 기금의 변경 한도는 20%지만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에 금융성 기금과 같은 30%를 적용했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 사업비 45조 3625억원을 기준으로 자체 변경할 수 있는 금액은 약 13조 6000억원으로 20%를 적용할 때보다 4조 5000억원 많다. 기금 규모가 큰 데다 변경 한도까지 높아지면서 국회의 사전 의결 없이 정부가 조정할 수 있는 재정 규모가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한편 재원의 지속 가능성은 또 다른 문제다. 미래대응기금의 핵심 재원인 추가 세수는 다음해 내국세 세입예산액이 최근 내국세 추세치를 웃도는 금액을 기준으로 미리 산정한다. 실제 세수가 예상만큼 걷히지 않으면 기금에 편성한 재원과 실제 세입 사이에 괴리가 생길 수 있는 구조다. 올해도 본예산보다 88조원 넘는 초과 세수가 발생해 정부가 세입 전망을 크게 수정하는 등 세수 추계 오차가 컸다.

반면 청년 일자리 사업과 인공지능(AI) 등 일부 사업은 한번 시작하면 지출을 줄이기 어렵다. 재원은 경기 상황에 따라 출렁이는데 지출은 쉽게 줄일 수 없어 세수가 악화하면 일반회계 등 다른 재정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종 김신우 기자
2026-10-05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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