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꿰맨 트럼프… AI로 美 조롱하는 테헤란 벽화

최재헌 기자
수정 2026-10-05 00:07
입력 2026-10-04 23:53
이란, 트럼프 SNS 선전에 맞대응
챗GPT 등으로 反美 미디어 전쟁
입 꿰맨 트럼프, 침몰하는 미 항공모함….
이란 수도 테헤란 엥겔랍 광장 사거리에 걸린 초대형 반미 광고가 전세계인의 이목을 쏠리게 하고 있다. AFP통신은 4일(현지시간) 광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 중 하나인 ‘카네예 타리한’을 소개하고 광고 제작 과정 등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로 ‘미디어 선전전’을 펼친다면 이에 맞선 이란의 무기는 ‘테헤란 초대형 벽화 광고’라고 해도 무방하다. ‘디자이너들의 집’이라는 뜻인 이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모스타파 카파에이(32)는 “뉴스가 나오면 제작진이 즉시 움직인다”며 “아이디어를 내고, 그래픽 디자이너들에게 작업을 설명하고, 함께 협업한다”고 설명했다. 카파에이가 AFP 취재에 응하는 동안에도 사무실에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는 급히 제작해야 하는 상황에는 최대 약 8명으로 구성된 팀이 함께 작업한다며 “속도가 최우선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초대형 반미 벽화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조롱해 화제가 됐다.
코카콜라와 햄버거를 든 트럼프 대통령이 마술 상자 안에 갇혀 있는 모습이 그려진 벽화는 지난 7월 암살 위협에 기내식 운반 트럭에 숨어 전용기를 바꿔탔던 트럼프를 풍자한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물속에서 1달러 지폐를 붙잡으려고 하는 광고도 화제가 됐는데, 이는 알몸 아기가 헤엄치는 모습으로 유명한 록밴드 ‘너바나’의 ‘네버마인드’ 앨범커버를 패러디한 광고였다. 카파에이는 제작진의 인공지능(AI) 활용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며 “챗GPT와 나노바나나 등 여러 AI 엔진을 활용한다”고 부연했다.
이란 최고지도자를 찬양하는 체제선전용 벽화가 대부분이었던 테헤란 광장은 전쟁 발발 후 반미·반트럼프 광고로 도배되고 있다. 실제 전쟁과 함께 ‘미디어 전쟁’도 긴박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카파에이는 트럼프의 미디어 선전전을 “끊임없이 우리에게 총을 쏘는” 전시에 비유하며 “상대를 면밀히 지켜보고 그에 따라 대응한다”고 강조했다.
최재헌 기자
2026-10-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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