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 AI’ 손에 쥔 해커… 벌써, 7개 금융 털렸다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수정 2026-10-04 18:21
입력 2026-10-04 18:21

은행·저축은행·캐피털 ‘연쇄 해킹’

신한·하나銀 등 동일 IP·中AI 흔적
증권·카드·보험사에도 공격 시도
李대통령 “철저한 조사·대책 마련을”
‘해킹 비상’ 금융권 긴급 점검회의 금융권 해킹으로 7개 금융사(신한·KB국민·하나·BNK부산은행, 현대캐피탈, 예가람·웰컴저축은행)에서 정보 유출이 확인된 가운데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최근 침해위협 대응 전금융권 긴급 점검회의’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호성 하나은행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 위원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도준석 전문기자


최근 발생한 ‘금융권 연쇄 해킹사고’에서 같은 인터넷주소(IP)와 중국어 기반 인공지능(AI) 해킹 도구가 사용된 정황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동일 공격 주체가 직원용·업무 지원 시스템 등 상대적으로 보안 관리가 느슨한 영역을 노려 침투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은행을 넘어 저축은행·캐피털·상호금융에서도 공격이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를 긴급 소집했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신한·하나·KB국민·부산·NH농협·우리은행을 대상으로 한 공격에서 공통된 IP와 유사한 AI 활용 수법이 발견됐다. 당국은 최소 6곳은 동일 주체 공격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한은행에서는 약 2만 5000명, KB국민은행에서는 119명, 하나은행에서는 89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부산은행에서도 외주 개발직원 11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됐다. NH농협·우리은행은 공격을 막아 정보 유출로 이어지지 않았다.


동일 주체의 공격으로 추정하는 핵심 근거는 중국어 기반 AI 자율 침투 테스트 플랫폼 ‘아르텍스(ARTEX)’의 흔적이다. AI가 보안 약점을 찾고 공격 결과에 따라 다음 침입 방법을 선택하는 도구로, 여러 금융회사에 IP를 변경해 대량의 자동화 공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박상원 금융보안원장은 “공통된 IP에 아르텍스 흔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르텍스는 공개된 플랫폼이어서 중국발 공격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당국은 국제 공조 등을 통해 공격 주체를 확인할 예정이다.

예가람(4만명)·웰컴저축은행(2200건·법인)과 현대캐피탈(146명)에서 발생한 해킹은 IP가 달랐지만 수법은 유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3곳과 4개 은행에서 공개된 유출 규모를 단순 합산하면 약 6만 7565명이다. 증권·카드·보험사·상호금융에도 공격이 시도됐으나 추가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전 금융권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AI를 활용한 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금융권에 최고 수준의 경각심을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황을 보고받고 “엄중한 인식을 갖고 철저한 조사 및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서유미 기자
2026-10-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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