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밖’에서 ‘동반자’ 찾는 여성들…반려동물·비혈연도 긍정

김우진 기자
김우진 기자
수정 2026-10-04 17:46
입력 2026-10-04 17:46

생활동반자 제도 여성 찬성율 68.1%
남성은 56.3%…나이들수록 동의↑

‘국제 강아지의 날’인 지난 3월 23일 경기도 화성시 반려마루 화성에서 미용 봉사자들이 입양을 기다리는 강아지들 미용을 마친 후 강아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여성이 남성보다 가족이나 연인이 아닌 다양한 관계와 함께 사는 삶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혈연 관계가 아닌 사람을 법적인 보호자 지위를 인정하는 ‘생활동반자 제도’에 대해서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 긍정적이었다.

4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가족 구성 다양성 인식 및 정책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활동반자 제도에 대한 찬성률은 여성 68.1%, 남성 56.3%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11~23일 19~69세 61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같이 살고 싶은 사람’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배우자’와 살고 싶다는 응답률은 여성 44.1%, 남성 58.8%로 조사됐다. ‘혼자 살고 싶다’는 응답률은 여성 34.0%, 남성 23.1%였다. ‘친구·선후배 등 친한 사람’을 놓고선 여성 2.1%, 남성 2.0%로 비슷했다. ‘반려동물과 살고 싶다’는 여성 3.0%, 남성 1.0%로 여성이 남성보다 응답률이 3배 높았다. 여성이 남성보다 배우자라는 기존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비혈연 관계나 반려동물 등과 사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의미다.

배우자가 없을 때 노년에 의지하고 싶은 관계에서도 이런 성향이 이어졌다. 비혈연·비이성·비인간 관계에 대한 선호도는 여성 35.2%, 남성 30.6%였다. 여성은 딸이 19.4%로 가장 높았고, 가까이 살면서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 16.3%, 친구·선후배·지인이 10.7%, 반려동물이 8.2%였다.

남성은 애인이 17.0%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관계 원치 않음’으로 16.2%에 이르렀다. 남성은 배우자 이외 돌봄 관계에서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다양성을 덜 인정하는 것이다. 가까이 살면서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은 14.6%, 친구·선후배·지인은 9.4%, 반려동물은 6.6%였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27일 오전 전남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에서 귀경길에 오르는 한 시민이 아버지와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함께 살면서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생활공동체’를 맺고 싶다는 의향은 여성이 45.8%, 남성은 36.6%였다. 공동체를 선호하는 경향은 나이가 들수록 강해졌다. 35~49세 여성 장년층은 공동체 희망 의향이 39.9%지만 60~69세 노년층은 50.0%였다. 남성도 장년층은 32.2%였지만 노년층은 42.5%로 더 높았다.

노년기로 갈수록 전통적 가족관에서 벗어나는 경향은 생활동반자 제도 동의율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19~34세 남성 청년층은 47.1%가 제도에 찬성했지만 노년층은 66.2%가 동의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생활동반자 제도가 법제화되지 않았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해 9월 대표 발의한 ‘생활동반자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연구진은 “여성은 전통적인 가족 제도에서 임신 등 사회적 재생산과 관련해 부담을 느껴 개선 요구가 더 높다”며 “저출생·고령화로 개인화된 사회에서 정서적 돌봄과 일상적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관계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 김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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