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화원 사고 매년 반복되는데…안전 예산은 5년째 ‘0원’

정회하 기자
수정 2026-10-04 17:06
입력 2026-10-04 17:06

기후부 3150.4억원 신청…반영액은 ‘제로’
‘위험 방지’ 신형 저상 청소차 도입도 난항
사고 거듭돼도 안전기준 위반은 되레 ‘감소’

지난 3월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작업 중인 한 환경미화원의 모습. 2026.3.9. 이지훈 기자


최근 5년간 환경미화원의 안전 관련 국비 예산이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미화원 근무 중 안전사고가 매년 800건 이상 발생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적발한 생활폐기물 수거·운반 안전기준 위반 건수는 오히려 줄어 당국의 감시망이 헐거워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4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기후부는 2023년도부터 2027년도까지 환경미화원 안전 관련 예산으로 총 3150억 4000만원을 신청했으나 전부 반영되지 않았다. ‘환경미화원 안전 업무가 지자체 소관이라 국비 지원 의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장 근무자들이 신속한 수거를 위해 발판에 매달리는 상황을 막고자 추진 중인 ‘신형 저상 청소차’ 확대 도입도 난망하다. 신형 청소차는 운전석과 동승석의 발판이 높아 반복 승하차 시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구형 청소차의 문제점을 보완한 차량이다. 환경미화원이 운전석과 적재함 사이 저상형 탑승 공간으로 안전하고 빠르게 승하차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문제는 대행업체가 비용 절감과 적재 효율성을 이유로 신형 청소차 확대 도입에 인색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에 보급된 신형 청소차는 882대로, 전체 청소차(1만 4129대)의 6.2%에 불과하다. 경기 지역의 한 환경미화원은 “우린 안전을 위해 신형 청소차 도입을 꾸준히 주장하지만 업체가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기후부도 2027년도 예산안에 신형 청소차 지원 예산 249억원을 안전 관련 명목으로 요구했지만,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했다.

환경미화원 안전 관련 예산. 그래픽 조숙빈 기자




지자체의 안전 감시망이 환경미화원의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문제도 드러났다. 환경미화원 안전사고 건수는 2021년(861건)부터 2024년(850건)까지 매년 800건 수준으로 유지됐지만, 같은 기간 지자체가 적발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안전기준 위반 건수는 528건에서 133건으로 오히려 4분의 1로 감소했다. 지자체 점검이 형식에 그치며 위험을 방기하고 있다는 게 미화원들의 목소리다.

김 의원은 “환경미화원의 근무 안전과 직결되는 예산을 정부가 적극 편성하고, 지자체의 안전 점검이 내실화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촘촘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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