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남편 감시하세요” 6008명 다운받았다…‘34억’ 수익 올린 불법감청앱 운영자 최후
하승연 기자
수정 2026-10-04 10:50
입력 2026-10-04 10:07
‘바람난 남편’ 등을 겨냥해 몰래 휴대전화에 설치하면 통화 내용과 메시지, 위치정보까지 실시간으로 빼낼 수 있는 불법 감시 앱을 판매한 업체 운영자가 징역 7년을 확정받았다.
4일 연합뉴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 주심 오경미 대법관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휴대전화 감시 앱 판매업체 운영자 A씨에게 징역 7년과 자격정지 5년, 추징금 19억 70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A씨 등은 2019년 1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불법 감청이 가능한 악성 앱을 판매해 다른 사람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고 당사자 동의 없이 개인 위치정보를 수집해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앱 이용자가 피감시자 휴대전화에 몰래 파일을 설치하면 GPS 위치와 메시지, 통화 내용이 실시간으로 감청·저장·녹음돼 서버로 전송되고 이용자는 사용료를 내고 정보를 열람할 수 있었다.
특히 휴대전화 화면에서 설치 아이콘이 사라지도록 설계돼 감시 대상자가 앱의 존재나 작동 여부를 알아차리기 어려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겉으로는 ‘자녀 감시용 위치추적 앱’이라고 홍보했지만, 블로그 등에서는 ‘바람난 남편’ 등 키워드를 내걸어 ‘배우자·연인의 외도를 감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홍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료 체험 기간이 끝난 뒤 이용료는 1개월 50만원, 3개월 150만원, 6개월 280만원에 달했다.
이 앱을 내려받은 사람은 모두 6008명으로 집계됐다. A씨 등이 불법적으로 녹음한 통화 파일은 약 12만건에 달했고, 앱 구매자 980명에게 불법 위치정보 수집 서비스를 제공해 얻은 수익은 총 33억 9000만원이었다.
검찰은 이들이 앱 구매자들과 공모해 통신비밀보호법 등을 위반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7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하고, 직원 B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과 자격정지 3년, 명의 사장(바지사장) C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는 항소하면서 “나는 앱을 팔았을 뿐, 녹음은 구매자들이 했다”며 앱 구매자들과의 공동정범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은 “앱 구매자들과 순차적·암묵적 공모관계가 인정되고, 그에 터 잡은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 역시 인정된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앱 자체가 기본적으로 통화 녹음·재생 기능을 제공하고 A씨 등이 광고에서 감청 기능을 강조했으며, 상담 과정에서 몰래 설치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등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하여 심각한 제한을 가하는 범죄로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A씨가 재차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이런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하승연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