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2번 맞고 코 골며 숨쉬다니”…‘안 죽는’ 사형수에 교정국장만 짐 쌌다 [월드픽]

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수정 2026-10-04 08:24
입력 2026-10-04 08:24
미국 테네시주의 여성 사형수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의 2004년 수감자 기록 사진. 로이터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 테네시주에서 사형 집행 약물을 두 차례나 투여받고도 사형수가 사망하지 않는 돌발 사태가 발생하자 교도소 운영을 총괄하던 책임자가 전격 사퇴했다. 해당 사형수는 현재 의식을 잃고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프랭크 스트라다 교정국장이 사표를 냈으며 이달 안으로 사임할 예정이라고 전날(3일) 발표했다.


여성 사형수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50)에 대한 사형 집행이 실패로 끝난 지 사흘 만이다.

테네시주는 지난달 30일 주도 내슈빌에 있는 리버벤드 최고보안교도소에서 파이크에게 사형 집행 약물을 두 번 투여했지만 형을 집행하지 못했다.

약물을 맞은 후에도 파이크는 크게 코를 골며 숨을 쉬었고, 결국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번 형이 집행됐다면 그는 테네시주에서 약 200년 만에 처형되는 여성 사형수가 될 예정이었다.



이후 파이크는 중태에 빠졌다. 목에 호흡관을 연결한 채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호흡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그의 생명을 살리는 한편 체내에 남아 있는 사형 집행용 독극물인 ‘펜토바르비탈’을 제거하기 위한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테네시주가 사형 집행에 실패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리 주지사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사형 집행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의 경위를 밝히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도 지시했다.

스트라다 국장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교정국 직원들이 정해진 절차를 제대로 지켰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독립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테네시 주민들에게 가장 이로운 길”이라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리 주지사 역시 “스트라다 국장은 그동안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 왔다”며 “어려운 시기에도 주민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교정국을 이끌 임시 수장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반면 파이크의 변호인단은 교정 당국이 사전 경고를 무시해 일어난 참사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주치의들이 사전에 파이크의 혈관이 가늘고 혈소판 수가 급증하는 ‘혈소판 증가증’을 앓고 있어 정맥 주사를 놓기가 매우 까다로울 것이라고 미리 경고했지만 교정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올해 50세인 파이크는 18세이던 1995년, 당시 19세였던 콜린 슬레머를 잔혹하게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로 1급 살인죄 판결을 받고 30년 넘게 복역 중이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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