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선언 5개월…누적 확진 8300명 누적 사망은 4018명…치명률 48.4%
디지털 방식으로 채색돼 녹색으로 보이는 실 모양 에볼라 바이러스 입자들이 2만 5000배 확대된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발병한 에볼라 확산세가 멈출 줄 모르는 가운데 사망자가 4000명을 넘어섰다.
2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콩고 보건부는 지난달 30일 기준 자국 내 에볼라 누적 확진자를 8300명으로 집계했다.
누적 사망자는 4018명으로, 치명률은 48.4%를 기록했다.
이는 민주콩고 정부가 지난달 2일 사망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한 지 꼭 한 달 만으로, 불과 한 달 새 1000명이 더 숨진 셈이다.
지금까지 완치된 환자는 2162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에볼라는 민주콩고에서 발생한 17번째 유행이다. 역대 유행 중 최악은 2014~2016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으로, 당시 2만 8616명이 확진돼 1만 1310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이번 유행은 지난 5월 발병 선언 이후 100여일 기간을 봤을 때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 당시의 같은 기간보다 사망자가 7배나 더 많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동부 북키부주 베니의 에볼라 환자 치료 센터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동료에게 소독을 받고 있다. 2026.9.26 AP 연합뉴스
앞서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아프리카CDC)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확진자 증가 폭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신규 감염이 줄어들었을 가능성 외에 일부 발병 집중 지역에서 주민들의 협조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치안 불안 등으로 집계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아프리카CDC는 설명했다.
국경없는의사회(MSF)도 발병 감시 체계 등을 언급하며 “실제 감염 확산 규모가 공식 집계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고 전날 밝혔다.
민주콩고 내 에볼라 피해 지역에서의 임금을 받지 못한 구조대원들의 파업, 불안한 치안과 분쟁, 열악한 도로 사정, 에볼라가 실재하지 않는다는 허위 정보 등 여러 요소는 에볼라 확산 방지를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북키부주(州) 부템보에서 집권당인 민주사회진보연합(UDPS) 소속 지역위원장이 라디오에 출연해 에볼라 예방 조치를 홍보한 이후 자택에 침입한 괴한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기도 했다. 괴한의 신원과 공격 동기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UDPS는 그가 “에볼라와 관련한 당의 입장을 옹호했다는 이유로 무고하게 희생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동부 북키부주 베니의 치료 센터에서 에볼라로 사망한 어머니를 둔 한살배기 아이가 바이러스에서 회복돼 퇴원하자 의료진이 이를 축하하고 있다. 2026.9.26 AP 연합뉴스
민주콩고를 휩쓴 이번 에볼라 바이러스는 분디부조(Bundibugyo) 변종이다. 이 변종은 2007년 우간다 분디부조 지역에서 처음 유행했으며, 2012년 민주콩고에서도 유행한 바 있다.
과일박쥐가 숙주로 추정된다. 분디부조 변종의 치사율은 30~50%로, 대표적인 에볼라 바이러스인 자이르형보다는 치사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자이르형 에볼라는 백신이 있지만, 분디부조형은 아직까지 백신과 치료제 모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혈액 또는 침, 땀, 눈물, 대변, 소변, 정액 등 분비물과 직접 접촉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 바이러스를 포함한 분비물에 오염된 기구를 만지면서 간접 접촉으로 전파될 수도 있다.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잠복 기간은 2~21일 정도다. 초기에는 감기나 독감과 유사한 고열, 두통, 인후통, 근육통, 관절통, 심한 피로 등의 증세를 보인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흉부에 심한 통증을 느끼며 쇼크 증세가 나타난다. 발병 후 5~7일째에 대개 구진 같은 피부 발진이 나타나고, 이후에 피부 껍질이 벗겨지기도 한다. 40%의 환자에서는 출혈이 나타나는데 이때부터 위장관, 잇몸, 코, 피부와 점막에서 출혈을 확인할 수 있다.
얼굴과 목, 고환의 부종, 간종대, 안구 충혈, 인후통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발병 후부터 7~14일째에 저혈압과 출혈에 의한 다발성 장기 손상이 발생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회복하는 경우에는 발병 10~12일 후부터 열이 내리고 증상이 호전된다. 그러나 해열됐다가도 열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