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푸바오는 줄 섰는데…철창 갇힌 ‘우리 곰’ 166마리
반영윤 기자
수정 2026-10-03 10:00
입력 2026-10-03 10:00
공공시설 수용은 120마리뿐
전시곰 36마리도 몰수 대상
안호영 “국가가 끝까지 책임
예산 지원·국비 부담 높여야”
올해부터 웅담 채취 목적의 곰 사육이 전면 금지됐지만 정부 보호시설에 수용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 곰이 166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사육 중인 전시·관람용 곰은 36마리나 있어 국내 곰 보호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안호영(3선, 전북 완주·진안·무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받은 ‘2026년도 사육곰 보호·관리 지원사업’ 자료에 따르면 기후부는 올해 곰 사육 전면 금지 이후 사육곰 240~250마리가 생존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지난 2022년 사육곰 종식 협약을 체결한 뒤 곰 사육 종식을 추진해 왔다. 이후 야생생물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농가의 곰 사육과 웅담 채취가 금지됐다. 웅담 채취를 위해 곰을 좁은 철창에 가둬 기르는 방식과 채취 과정의 잔혹성이 꾸준히 비판을 받아온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보호시설은 충분하지 않다. 국가·지방자치단체 보호시설 수용 용량은 충남 서천 시설 약 70마리, 전남 구례 시설 약 49마리 등 총 120마리 수준이다.
정부는 보호시설 수용 규모를 초과하는 개체가 남을 것으로 보고 동물원, 생추어리(동물 보호시설) 등 민간 시설을 활용한 보호·관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정부가 예측한 보호시설 초과 개체는 166마리다. 사육곰 250마리에 야생동물을 전시할 수 없는 사육농가에서 불법적으로 사육 중인 전시·관람용 곰 약 36마리를 더한 뒤, 공공 보호시설 수용 규모 120마리를 뺀 수치다.
전시·관람용 곰 36마리도 보호시설 이송이 필요한 상황이다. 개정 야생생물법에 따라 야생동물을 전시할 수 없는 사육농가에서 불법적으로 사육하는 전시·관람용 곰은 몰수 대상이다. 사육곰 종식 논의가 웅담 채취용 곰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지만 실제 보호 대책에는 사각지대에 놓인 곰까지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기후부는 올해 사육곰 보호·관리 지원사업 예산으로 9억 7500만원을 산정했다. 시설 조성·개보수, 사료비 등 관리비를 반영한 규모다. 공공 보호시설 부족분을 민간 시설로 보완하겠다는 구상이지만 민간단체의 부지 확보와 국비 부담, 보호시설의 질 관리 등은 과제다.
사육곰 보호시설을 운영하는 민간 연구소·단체들은 구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사업이라는 점도 문제로 남아 있다. 동물단체들은 정부 지원금을 받더라도 높은 비율의 자부담을 분담해야 하는 구조가 민간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안호영 의원은 “곰은 단군신화에서부터 우리 민족을 상징해 온 동물인 만큼 사육곰 문제도 특정 단체나 환경부만의 일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라며 “야생생물법에 근거해 볼 때 사육곰 문제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만들어낸 만큼 해결 책임도 국가에 있다”고 했다.
이어 “기후부의 예산 지원 확대와 국비 부담률 상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법제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법 하나 바꾸는 것으로 정부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후속 조치인 생추어리 조성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기후부를 상대로 후속 보호대책 이행 현황, 민간 생추어리 조성 인허가 실태, 생추어리 조성 관련 법제화 추진 계획 등을 질의할 예정이다.
반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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