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탄소배출량 감축 둔화에…기후장관 “죄송하게 생각”

김중래 기자
김중래 기자
수정 2026-10-01 17:12
입력 2026-10-01 16:56

국내 탄소배출량 감축 3년 연속 둔화
기후장관 “통계 착오·에너지 가격 영향”
국외 사업 통한 감축분에도 “검증 필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후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국내 탄소배출량 감축 속도가 갈수록 느려지고 있다는 지적에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탄소 감축을 실제 목표한 만큼 하지 못한 측면이 있는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온실가스 배출 증가와 탄소 감축률이 둔화한 것을 수용하고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는 전날 ‘202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국가기본계획 이행점검 결과’를 의결하며 최근 감축률이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3년간 전년 대비 감축률은 2023년 3.6%, 2024년 1.8%, 2025년 1.3%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서는 매년 전년보다 5.9%를 감축해야 한다. 기후위기대응위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장관은 탄소 감축 둔화 원인으로 통계적 착시와 에너지 가격 문제를 꼽았다. 그는 “헌법재판소 판결로 탄소감축 기준을 총배출량에서 순배출량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통계적 착시가 있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순배출량은 실제 배출되는 총배출량에서 탄소흡수량을 뺀 값인데 해외 탄소감축 사업 투자 성과, 탄소배출권 거래량 등이 반영되는 과정에서 수치의 변화가 발생한다. 최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이 투자한 해외 탄소 감축 사업의 성과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장관은 이 ‘국외 감축분’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정부부터 통계적 거품이라고 하는 국외 감축분 영역도 이제는 조금 더 진지하게 살펴볼 때가 됐다”며 “실제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누고 고백할 부분이 있다면 고백하고 진행할 것은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에너지 가격이 가스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다 보니 당초 폐지해야 하는 석탄발전소를 더 돌려야 할 필요가 생기며 탄소감축이 단기적으로 역진하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부는 올해 중동 전쟁으로 화석연료 수급에 차질이 우려되자 봄철 석탄발전소 가동률 제한을 완화한 바 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으로 총 전력수요가 늘면서 발전 부문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며 “약간의 편차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해 내년 초 구체적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리고 석탄발전을 줄이는 한편 산업과 수송, 건축 영역에서 탄소배출을 줄여가도록 하겠다”고 원칙을 강조했다.

최근 대미투자 안건으로 오른 미국 원전 8기 건설에 대해서는 “미국은 스리마일(원전 사고) 이후 원전을 짓는 생태계가 상당히 취약해진 반면 대한민국은 생태계가 살아 있고 세계 어느 곳보다 경험과 안전성을 축적하고 있다”면서 해외 원전 건설이 국내 원전 건설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1일 출범한 기후부에서의 1년에 대해서는 “에너지 대전환과 탈탄소 싸움을 숨 가쁘게 해왔고 그 와중에 네팔 참사와 같은 당장의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응대책도 추진해왔다”고 소회했다. 이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문제를 책임지는 기후부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김중래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