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모피 얻어야 해” 3㎏ 여우가 20㎏으로…기괴하게 커진 몸, 늘어진 피부 ‘경악’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수정 2026-10-03 23:00
입력 2026-10-03 23:00
핀란드의 모피 농장에서 포착된 괴물 여우. 동물권 보호 단체 ‘프로젝트1882’ 제공.


핀란드의 모피 농장에서 비참하게 길러지고 있는 이른바 ‘괴물 여우’가 공개됐다. ‘괴물 여우’는 북극여우지만, 모피를 얻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거대하게 길러져 ‘괴물’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2017년에 첫 실체가 알려진 뒤 모피 산업계는 개혁을 약속했으나 여전히 여우들은 좁은 철창 안에 갇혀 학대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82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글로벌 동물권 보호 단체 ‘프로젝트1882’는 2025년 11월부터 2026년 4월 사이 핀란드 라푸아, 베텔리, 카우하바 지역의 모피 농장에서 촬영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참혹하다. 영상 속 여우는 눈두덩이를 포함해 몸 전체가 퉁퉁 불어난 상태로 좁은 철창 안에 갇혀 있다. 거동이 불편한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거나 심각한 안구 감염으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여우도 있었다.

단체에 따르면 야생 여우의 체중은 약 3~5㎏이지만 괴물 여우는 20㎏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2025년 모피를 위해 사육되는 북극여우가 더 큰 가죽을 위해 빠른 성장과 더 큰 체구를 갖추도록 유전적으로 개량됐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이 여우들은 뼈와 관절, 근육 그리고 신경계가 손상돼 정상적인 이동이나 보행이 어렵다.



‘괴물 여우’는 이미 2017년 공개돼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모피 업계는 비정상적으로 여우를 사육하는 것을 중단하고, 대형 크기의 모피 가죽 거래를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9년 만에 해당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핀란드의 모피 농장에서 포착된 괴물 여우. 동물권 보호 단체 ‘프로젝트1882’ 제공.


최근 유럽연합(EU) 전역에서는 모피 농장 운영과 사육된 모피 제품의 시장 유통을 전면 금지하자는 대규모 시민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EU 전역의 모피 사육 금지를 요구하는 ‘모피 없는 유럽’ 유럽시민발의(ECI) 청원에는 150만명 이상의 유효 서명이 모였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에 이 청원에 대한 답변을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핀란드, 그리스, 스페인 등 일부 모피 생산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집행위 내부 이견 등으로 인해 답변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스 유럽(Humane World for Animals Europe)’의 조안나 스와베 공공 정책 수석이사는 “모피 생산자들이 가죽 한 장당 더 큰 이익을 쥐어짜기 위해 여우를 비정상적으로 크게 선택적 사육하는 행태는 모피 사육 산업의 기괴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이러한 관행은 척박한 철창 속에 평생 갇혀 지내는 동물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로젝트1882의 베니 안데르손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영상은 모피 산업에 심각한 동물 복지 문제가 여전히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유럽연합(EU)이 모피 산업의 미래를 논의하는 지금, 정책 결정자들은 사치품을 위해 동물의 고통을 얼마나 묵인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동물도 우리에 갇힌 채 모피 때문에 죽임을 당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영상은 모피 산업이 정당화될 수 없는 고통 위에 세워졌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모피 사육이 금지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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