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비장애 경계 뛰어넘어… 장민호의 질주는 이제 시작

류재민 기자
수정 2026-09-29 23:58
입력 2026-09-29 22:25
국내 첫 비장애·장애 AG 동반 출전
시력 잃어가는 상황 속 男계주 뛰어“노메달 아쉬움 장애AG 金으로 풀 것”
한국 스포츠의 새 역사를 쓴 장민호(29·안양시청)가 아름다운 도전을 마쳤다.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상태지만 아직 건강할 때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장민호는 29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1600m 계주 결선에서 신민규(26·서울특별시청), 배건율(21·안양시청), 서민준(22·서천군청)과 함께 3분6초59(6위)를 기록했다.
메달과는 거리가 먼 성적이었지만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문 장민호의 질주는 특별했다. 장민호는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진행형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다. 현재는 시신경이 30% 정도만 남은 상태다. 아시안게임을 마친 그는 10월 18일부터 열리는 장애인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한다. 장애인 선수는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 두 대회를 모두 출전하는 건 그가 처음이다.
장민호는 고등학생 시절 장거리(5000m·1만m) 선수였지만 이후 꿈을 포기하고 체대 입시 강사 등을 거쳤다. 2023년 동호회 활동 중에 단거리 재능을 발견하고 다시 선수가 돼서 여러 차례 입상했다.
꿈을 막 펼쳐가려던 그에게 어머니와 같은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이라는 큰 시련이 찾아왔다. 상심이 컸지만 비장애, 장애 국제대회를 동시에 석권할 수 있겠다는 새로운 꿈을 품었다. 그리고 그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번에 두 대회 모두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경기 후 만난 장민호는 “제가 육상을 다시 시작하면서 이번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했었는데 원했던 꿈의 무대를 밟을 수 있어서 너무 기뻤고 행복했다”면서 “잘하면 동메달까지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아쉬움이 있다. 그 아쉬움을 장애인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풀겠다”고 말했다.
한국 육상은 이번 대회를 동메달 3개로 마쳤다. 육상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도 따지 못한 건 불참했던 1951년 뉴델리, 1962년 자카르타 대회를 제외하고 처음이다.
나고야 류재민 기자
2026-09-30 B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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