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도 ‘덤플링’ 대신 ‘만두’…한국어, 그 자체로 고급 브랜드

김현이 기자
수정 2026-09-29 23:58
입력 2026-09-29 21:57
꼬북칩·붕어빵·싸만코 한글 인쇄
라면·고추 등 한국식 이름 사용도
오리온 제공
식품업체들이 해외에서 제품명에 한글을 그대로 쓰거나 한국어 발음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K컬처 확산으로 한국어 자체가 ‘K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는 마케팅 요소라는 것이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달 베트남에서 ‘마시타’로 판매하던 스낵의 제품명을 국내와 같은 ‘꼬북칩’으로 바꿨다. 또 미국 등에서 판매하는 ‘붕고’는 현지 바이어 요청에 따라 ‘참붕어빵’이란 한글 제품명을 포장에 함께 적기 시작했다. 오리온은 중국,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에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외국인에게 익숙해진 ‘찍먹’, ‘대박’ 같은 한국어 표현도 제품 포장에 활용하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 말 미국 코스트코의 요청으로 아이스크림 ‘싸만코 클럽팩’의 영문 브랜드명 아래 한글 ‘싸만코’를 추가했다.
영어식 일반 명칭 대신 한국식 이름을 고수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CJ제일제당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 만두를 판매할 때 영어 표현인 ‘덤플링’(Dumpling) 대신 한국어 발음을 살린 ‘만두’(Mandu)를 강조하고 있다. 농심은 100여개 해외 시장에서 ‘신라면’이란 한글 제품명을 유지하고 있고, 일본식 표기인 라멘(Ramen) 대신 한국식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라면(Ramyun)을 쓴다. 또 동원F&B는 미국에서 고추참치를 ‘핫페퍼 소스가 들어간 참치’(Tuna with Hot Pepper Sauce)로 번역해 판매하다 올해 하반기부터 한국어 발음을 살린 ‘고추 튜나’(Gochu Tuna)라는 이름으로 수출하고 있다.
일부 해외 시장에서 한글은 고급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으로 통한다. CJ제일제당은 태국에 파는 만두·김치 포장에 한글을 넣었다. 한국어가 적힌 제품을 프리미엄으로 여기는 현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실제 태국 식품업체들도 김 스낵 등에 일부러 한국어를 표기해 내놓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에서 ‘수박바’를 영문으로 음차한 ‘Subak’으로 쓰고, 한글 ‘수박’을 나란히 적어 판매한다. 낯선 한국어의 어감과 한글 글자체가 주는 색다른 재미를 앞세워 현지 젊은 층이 ‘한국에서 온 트렌디한 제품’으로 수용하도록 하려는 전략이다.
김현이 기자
2026-09-30 B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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