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금융인들, ‘미공개 정보 카르텔’ 200억대 꿀꺽

이승연 기자
수정 2026-09-29 18:40
입력 2026-09-29 18:12

인수합병 자료 등 공유해 주식 매매
가족·지인까지 포함 10명 이상 연루
부당이득의 최대 2배 과징금 추진

‘명문대 출신 정보카르텔 적발’ 브리핑하는 황선오 단장 황선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명문대 출신 정보카르텔 적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9.29. 뉴시스


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금융엘리트들이 ‘정보카르텔’을 꾸려 수년간 미공개 인수·합병(M&A) 정보 등을 공유하며 200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했다가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29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가 구성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이런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사모펀드 운용사 및 상장사 관계자 등 미공개정보 이용세력을 적발해, 혐의자들의 자택·사무실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거래소가 시장감시를 통해 최초 포착한 뒤 합동대응단이 공조 수사해 혐의를 추가로 밝힌 사례다.


당국에 따르면 이들 핵심 혐의자들은 5명 안팎으로, 서울대 경영동아리와 글로벌 컨설팅회사에서 함께 활동하며 인연을 맺은 사이다. 이후 각자 사모펀드 운용사 및 상장사로 자리를 옮겨 임원으로 재직하며 공개매수 등 M&A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취득한 내부 미공개 정보를 5~6차례 공유하고,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5여곳에 투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한 게 아니라, 각자 업무 과정에서 얻게된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호재가 드러나기 전 미리 샀다가, 가격이 오르면 파는 식으로 200억원 넘는 수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가족과 지인에게도 정보를 전달하고 매매하도록 해 전체 연루된 인원은 10명이 넘을 것으로 합동대응단은 보고 있다.

현재 증권선물위원회는 혐의자들의 부당이득 은닉 등을 막기 위해 돈이 보관된 증권계좌를 자본시장법에 따라 지급정지 조치한 상태다. 당국은 이날 임의조사 및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증거를 분석해 추가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고발 및 부당이득의 최대 2배 과징금 부과 등 후속조치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승연·서유미 기자
2026-09-30 8면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