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경찰 “피해학생 없었다”고 했는데… 피해교사들 “재학생들도 있었다” 엇갈린 주장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9-29 18:06
입력 2026-09-29 17:30
제주 중학교 불법촬영·딥페이크 사건 피해교사 인터뷰
가해학생 휴대전화 확인한 교사들 “재학생 촬영물 봤다”
“피해 대상·피해량 어떻게 특정했는지 가장 큰 의문” 주장
“가해학생의 휴대전화에서 제 자신을 촬영한 자료뿐 아니라 다른 교사들과 재학생들이 촬영대상으로 보이는 자료도 직접 확인했다.”
제주도내 중학생 불법촬영·딥페이크 사건의 한 피해교사는 29일 제주교사노조 사무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당시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피해대상자와 피해유형을 별도의 목록으로 작성해 뒀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주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불법촬영·딥페이크 사건과 관련해 피해 교사는 실제 피해자가 누구인지, 피해 규모가 어디까지 확인됐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피해교사 A씨는 경찰 피해자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피해자료를 다시 확인하면서 수사기관이 제시한 자료와 자신이 사건 초기 직접 확인했던 자료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경찰 피해자 조사에서 제가 확인하게 된 제 피해자료의 양이 사건 초기 휴대전화에서 직접 확인했던 것보다 상당히 적었다”며 “제가 직접 작성해 둔 목록을 경찰에 제시하면서 ‘이 날짜에 촬영된 이 자료도 저입니다’라는 식으로 기억하고 있던 자료를 하나씩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경찰이 처음 제시하거나 확인한 범위보다 추가적인 제 피해자료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A씨는 경찰이 의도적으로 피해를 축소했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경찰이 의도적으로 피해를 축소했다는 것은 아니다”며 “재학생의 경우에는 피해 대상자를 특정하는 것이 더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재학생 피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별도의 절차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A씨는 해당 학교에서 2년 이상 학생들을 가르쳐 학생들의 얼굴을 상당수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재학생 관련 자료 가운데 일부는 교외체험학습 당시 촬영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학생들이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있었던 만큼, 평소 학생들의 얼굴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촬영물만 보고 어느 학교의 어떤 학생인지 특정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A씨는 따라서 촬영물 속 학생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확인 절차가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학교 측에 확인한 결과, 수사기관이 학교에 신원확인을 요청한 것은 가해학생에 관한 것이었으며, 촬영 대상자로 보이는 재학생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별도의 자료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A씨는 전했다.
이후 재학생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설명이 이뤄졌고, 학교에서는 재학생 피해자가 없는 것으로 전제한 가정통신문까지 발송됐다는 게 피해 교사 측 설명이다.
피해 교사들은 피해자 특정뿐 아니라 사건 이후의 보호조치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교육청에 단순히 가해학생과 기존 피해교사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데 그치지 말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재발방지 대책과 후속 보호조치까지 마련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교권보호위원회 조치 이후 자신들이 전달한 우려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검토됐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실제 조치에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법률 지원 문제도 제기됐다.
피해 교사 측에 따르면 지역교권보호위원회 출석부터 고소장 작성, 경찰 피해자 조사, 이후 형사절차까지 피해 교사 개인의 사건을 지속적으로 조력할 변호사 지원을 요청했지만, 실제 지역교권보호위원회와 경찰 피해자 조사에는 교육청이 지원한 변호사의 동행 없이 참석했다.
이런 가운데 사건은 지난 22일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됐다는 통보가 이뤄졌고, 이틀 뒤인 24일 소년보호사건으로 법원에 송치됐다는 결정이 피해 교사들에게 전달됐다.
A교사는 추가로 제출할 의견과 객관적인 자료가 남아 있었지만 사건이 잇따라 송치되면서 사실상 제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최초 고소장에는 불법촬영과 AI 허위영상물뿐 아니라 ▲2025년 발생한 실제 신체접촉의 강제추행 해당 여부 ▲2026년 반복적인 접근·대기·지켜보기 등의 행위에 대한 스토킹범죄 해당 여부도 별도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피해 교사 측은 밝혔다.
또 재학생 관련 촬영자료의 피해 대상자 특정, 전체 촬영기간과 반복성, 삭제자료와 관련한 진술 및 포렌식 결과 등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사항도 있었다고 했다.
피해 교사는 “피해자가 확인한 피해와 수사기관이 확인한 피해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가 왜 발생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며 “특히 재학생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제주도교육청이 교육활동 침해 사안 발생 때 학교가 혼자 대응하지 않도록 ‘교육활동보호센터’를 중심으로 한 통합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교육지원청의 지역교권보호위원회는 교육활동 침해 여부와 침해 학생·보호자에 대한 조치를 심의하고 분쟁 조정 역할도 맡는다.
법률 지원도 강화한다. 교원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이 제기된 경우 교원보호공제회를 통해 심급별 최대 660만원의 소송비용을 지원한다. 교원이 반복적인 교육활동 침해에 대응해 가압류·가처분이나 민사소송, 형사고소·고발을 하는 경우에는 1건당 최대 330만원을 지원한다.
제주지방변호사회가 추천한 변호사 25명은 ‘우리학교 변호사’로 위촉돼 교육활동과 관련한 법률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도교육청 소속 변호사는 공공기관 소속이어서 교원 개인의 변호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에 동행할 수는 없다.
특히 불법촬영이나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연계해 피해 영상물 삭제와 상담, 수사·법률·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피해 교원이 침해 학생을 상대로 민·형사 고소 등을 할 경우 전문 변호사 선임도 지원한다.
도교육청은 다음 달 15일 ‘교육활동보호의 새로운 출발, 함께 길을 찾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현장 의견을 듣고, 내년 1월 1일 출범하는 교육활동보호담당관의 역할과 운영 방향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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