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 상어 ‘부캉이’ 외해 유도 실패… 물줄기에도 반응 없이 수로 맴돌아

정철욱 기자
수정 2026-09-29 15:52
입력 2026-09-29 15:52
“부캉아 마지막으로 한 번 보자. 건강히 잘 가라”
29일 오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 주변을 메운 시민들은 상어 ‘부캉이’에게 저마다 한마디씩 작별 인사를 건넸다.
지난 18일 수로에 들어와 12일째 맴돌고 있는 부캉이를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는 작업이 이날 오전부터 진행됐기 때문이다. 한 시민은 ‘부캉아 또 온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부캉아 잘 가”라고 크게 외쳤고, 다른 시민은 “그냥 두면 안 되나…”라며 아쉬워했다.
이날 공원에 있던 오상현(55) 씨는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하는데 그냥 두면 안 되나 싶다가도 먹이를 잘 먹지 못한다니까 어쩔 수 없나 싶기도 하다. 부디 건강하게 바다로 돌아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 등 관계기관은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로 돌아가도록 기다려왔다. 하지만 수로에 머무는 동안 포식활동을 하는 모습이 관찰되지 않아 체류가 길어지면 건강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이날 외해 유도 작업을 진행했다.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작업은 이날 오전 11시쯤 시작됐다. 해경의 4.6t급 단정 2척과 3t급 구조정 1척이 워터펌프로 수면에 굵직한 물줄기를 쏘며 바다에서 먼 수로 안쪽부터 출구까지 서서히 이동했다. 물줄기가 수면에 부딪히면서 일어나는 거품, 진동을 피해 부캉이가 스스로 이동하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유도가 뜻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배가 지나간 뒤쪽에서 부캉이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민들이 “저기 뒤에 있다”라고 외치는 일이 반복됐다. 선박들은 수로 안쪽에서 출구까지 오가기를 수차례 반복하다 낮 12시 30분쯤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부캉이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외해 유도 작업을 다시 진행했지만, 부캉이를 바다로 보내지 못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물거품과 진동에 상어가 특별히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다음에는 수로 폭과 깊이에 맞춘 그물을 쳐서 서서히 옮겨가며 상어가 이동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물 제작에 약 3일이 소요돼 다음 외해 유도 작업은 이르면 다음 달 2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부캉이가 나타난 뒤로 북항 친수공원 방문자 수가 크게 늘었다. 공식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약 60만명이 친수공원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추석 연휴에는 48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소 주말 하루 방문객 수가 2000여명 정도인데, 연휴 때는 방문자가 60배 늘어난 셈이다.
부산시는 이날 부캉이를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시는 앞서 SNS를 통해 홍보대사로 위촉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했다. 이 조사에 8200여명이 참여했으며 91%가 찬성했다.
부산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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