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 내리는 동해 연안…‘바닷속 풀’ 해법 될까

김중래 기자
수정 2026-09-29 12:48
입력 2026-09-29 12:48
바닷속 풀 ‘잘피’ 심어 모래 유실 막기 실험
2031년까지 침식 구간 30% 감축 목표
동해 해안 백사장이 해변 개발과 파도 영향으로 조금씩 깎여나가면서 정부가 바닷속 풀인 ‘잘피’를 심어 모래 유실을 막는 실험에 나선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지원금을 받아 내년부터 5년간 ‘동해연안 자율형 블루인프라 구축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사업에는 총 247억원이 투입된다.
블루인프라 구축은 해안 생태계를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바닷속 풀인 잘피를 해변 인근 수심 5~25m 깊이 바닷속에 심어 파도의 힘을 줄이고 모래를 붙잡겠다는 것이다. 해양과기원은 왕거머리말·수거머리말 등 동해 고유 잘피를 사용해 물고기와 코끼리조개·왕우럭조개 등 고부가가치 조개 서식지도 함께 조성할 계획이다.
국내 해안은 해안가 개발과 해변 축소 등으로 매년 침식되고 있다. 특히 동해안은 서·남해와 달리 갯벌이 발달하지 않아 침식 영향이 더 크다. 이미 60곳이 침식 ‘심각’ 또는 ‘우려’ 단계로 해안의 모래가 계속해서 바닷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잘피로 만든 자연방파제는 그간 구조물 설치나 단순 복원, 종묘 방류 등 개별 대응과 달리 근본적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성 후 스스로 자라나 유지되는 만큼 관리 부담도 덜 수 있고 건강한 생태계도 만들어진다.
해양과기원은 연구를 두 단계로 진행한다. 2029년까지 1단계로 잘피 서식지에 관측 장비를 설치해 파도 감소 효과와 모래 이동량을 측정하고 위성·드론·수중센서 자료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동해 잘피 분포 지도를 만든다. 이후 실증해역을 선정해 서식지를 직접 조성하고 효과를 검증한다. 2031년까지 실증해역 내 침식 우려·심각 구간을 30% 줄이고 해양생물 다양성을 30% 늘리는 것이 목표다.
연구팀을 이끄는 도종대 박사는 “동해 연안의 침식과 수산자원 감소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문제”라며 “연구가 우리 연안 관리의 새로운 선택지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종 김중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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