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한일 결승전 7승 3패 ‘우위’
남자농구, 12년 만에 金 ‘첫 승전고’여자 핸드볼 3년 전 패배 딛고 우승
남녀 펜싱 사브르 단체전 극적 정상
야구, 1차전 완패 털고 금메달 수확
안세영, 오늘 야마구치와 금빛 승부
연합뉴스
“한일전이 되면 뭔가 다를 수 있습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동안 만난 많은 선수, 지도자들이 한결같이 이런 말을 했다. 일본이 기본적인 실력이 좋기는 하지만 한일전이 되면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나 경기력이 남다르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그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일본은 27일까지 총 10번 금메달을 놓고 결승에서 만났다. 개회 이튿날 치른 남자농구를 시작으로 야구까지 총전적은 7승 3패로 한국이 우위다. 특히 주요 종목에서 ‘안방’의 이점이 있는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점에서 더 큰 성과다.
한일전의 첫 승전고는 남자농구가 울렸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지난 20일 결승에서 일본을 67-57로 꺾고 12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불편한 컨테이너 숙소, 훈련 이동 차량 문제와 판정의 불리함 속에서도 이현중(26)이 27점 18리바운드로 코트를 지배하는 등 승리를 이끌었다.
일본도 가만있지 않았다. 우에노 유카(25)는 23일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 결승에서 박지희(25)를 15-4로 꺾은 데 이어 26일 단체전 결승에서도 일본의 역전승을 이끌며 개최국의 저력을 보였다.
한국은 같은 날 더 극적인 승리를 만들어 냈다.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 마지막 라운드에서 ‘황제’ 오상욱(30)이 41-44로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 4점을 연속으로 올리며 일본을 45-44로 제압했다. 이어 여자농구가 일본 상대 7연패를 끊고 75-70으로 이겼다. 이 승리로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정상에 복귀한 동시에 처음으로 원정 대회 남녀 동반 우승 역사를 썼다.
e스포츠 대전 격투게임 단체전에서도 배재민(41)·이광노(45)·연제길(39) ‘세 아재’가 격투게임의 본고장 일본을 상대로 5-2 승리를 거머쥐었다. 뿌요뿌요 챔피언스 결승에서는 강동신(25)이 일본의 11세 신동 구리하라 유키에게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27일 열린 한일전 3경기에서는 한국이 모두 승리했다. 여자 핸드볼은 우승을 결정짓는 풀리그 마지막 경기를 27-23으로 이기면서 3년 전 항저우 대회에서 내준 금메달을 되찾았다. 여자 펜싱 사브르 단체팀도 45-31로 일본을 압도하며 8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야구 대표팀은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일본에 0-5로 완패했지만 결승에서는 ‘약속의 8회’에 2점을 뽑아내고 3-1로 승리하며 한일전 승리의 정점을 찍었다.
대회가 후반부에 접어든 가운데 한국은 양궁과 태권도 등 전통적인 ‘금밭’ 종목을 앞두고 있다. 한일전은 더 기세가 남다른 만큼 추가로 대진이 성사될 경우 한국의 금메달 행진이 더 이어질 수 있다. 관심이 집중되는 건 단연 배드민턴이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 진출한 안세영(24)은 29일 야마구치 아카네(29)와 맞붙는다. 여자 단식 최초의 아시안게임 2연패를 노리는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3위 야마구치와 통산 전적에서 22승 15패로 앞서 있어 한일전 승리의 기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박다운·나고야 류재민 기자
2026-09-29 B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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