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억대 빚으로 시작하는 신혼, 이러니 출산은 언감생심
수정 2026-09-29 01:01
입력 2026-09-29 00:16
결혼한 지 5년 이내인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액이 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이들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 7900만원(2024년 기준)이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6년(7778만원)의 두 배가 넘는다. 특히 3억원 이상 대출 비중이 24.0%로 2016년(5.3%)의 4배 이상 늘었다. 신혼 4쌍 중 1쌍은 3억원이 넘는 빚을 지고 결혼했다는 뜻이다.
주거비 부담으로 서울 거주 신혼부부는 줄고 있다. 전국 신혼부부 중 19.0%, 유주택 신혼부부로 좁히면 15.2%만 서울에 산다. 모두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다. 반면 서울 유주택 신혼부부 중 공시가격 6억원 초과 주택을 가진 신혼부부는 1만 5368쌍으로 2015년(5254쌍)에 비해 3배로 늘었다. 신혼부부의 자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 올렸고 올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중장년층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고 자산축적 기간이 짧은 신혼부부의 이자 상환능력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원리금 부담이 커지면 출산에 부정적으로 된다.
매년 내려가던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에서 2024년 0.75명, 지난해 0.80명으로 반등했지만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인구전략위원회(옛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올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출산율 상승은 30대 여성, 중위 소득 이상, 고용기반이 안정적인 직장인이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출산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30대가 태어난 1990년대는 상대적으로 출생아 수가 많았다.
출산율 상승이 계층과 무관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세밀하게 다듬어야 한다. 공공임대·분양, 특별공급 등 소득계층별 다양한 주택공급을 확대해 주거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과제다. 비혼 동거·출산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는 제도 장치도 손질해야 한다. 올해부터 적용되지만 아직 발표되지 않은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포함돼야 할 것들이다.
2026-09-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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