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매트 모기약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수정 2026-09-29 01:00
입력 2026-09-29 00:16


가을 모기가 더 무섭다. 한여름에도 꺼두었던 매트 훈증기를 선선해진 뒤 다시 꺼냈다. 지난해 이 정도면 평생 쓰겠다 싶게 대량구매해 둔 리필 매트가 마침 며칠 전 똑 떨어졌다. 얼른 주문하려 온라인몰을 뒤지다 당황했다. 40년 가까이 매트 모기약 시장을 지배해 온 양대 제품이 동시에 자취를 감췄다.

처음 보는 브랜드의 리뷰를 보고 나서야 사정을 알게 됐다. 지난 7월 살생물 제품 승인제가 시행되면서 미승인 매트들이 퇴출된 것이다. 기존에 문제없이 팔리던 제품이라도 독성·효능 시험 결과를 첨부해 승인을 새롭게 받아야 했는데, 빅2 회사 모두 리퀴드와 에어로졸만 남기고 다른 제품군을 정리했다 한다. 기업에는 합리적인 판단이겠으나, 여러 제형을 거쳐 매트에 정착한 소비자들에겐 평화로운 여름밤이 무너지는 큰일이었다.


새 매트 제품 리뷰에서 다행히 기존 업체 훈증기와 호환이 잘 된다는 친절한 설명을 읽었지만 향과 성능이 어떨지 몰라 소량만 장바구니에 담았다. 평생 쓰겠다 싶었던 모기약을 여름이 물러난 길목에서 새삼 골라야 하는 번거로움을 마주했다.

홍희경 논설위원
2026-09-2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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