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로 문 닫은 산골 병원… 마을 주민들이 살려냈다

남인우 기자
수정 2026-09-29 00:13
입력 2026-09-29 00:13
제천 수산면 주민자치위·이장협
폐업 수산의원에 2000만원 전달
의료협동조합 출범 땐 정부 지원
제천시 제공
충북의 한 산골 마을 주민들이 하나로 뭉쳐 마을에서 하나뿐인 의원을 폐업 위기에서 살려내 눈길을 끈다.
충북 제천시 수산면 주민자치위원회와 이장협의회는 28일 제천시청을 방문해 수산의원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각각 1000만원씩 총 20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수산면 주민자치위원 25명과 이장단 23명이 모두 모금에 동참했다.
앞서 수산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난 7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수산면 의료복지 안전망 구축을 위한 모금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기탁된 돈까지 합하면 현재까지 수산의원을 돕기 위해 모인 금액은 4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산의원은 수산면의 유일한 의료기관이다. 2014년 9월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요양차 서울에서 내려온 흉부외과 전문의 문승철 원장이 농촌 지역 의료 현실을 보고 문을 열었지만 적자가 누적되자 지난 5월 문을 닫았다. 직전까지 원장 1명, 간호사 1명, 물리치료사 3명이 근무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병원을 지키기 위해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사협) 설립을 추진키로 하자 지난 7월 진료가 재개됐다. 병원 운영비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도 이어졌다. 현재 수산면 전체 주민 1972명 가운데 800여명이 조합 가입 동의서를 제출했다. 문 원장과 간호사도 동참했다. 안경태 수산면 이장협의회장은 “농촌은 농기계 사고 등이 자주 발생해 특히 흉부외과 의사가 절실한데 수산의원이 문을 닫으면 차를 타고 1시간 이상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한다”며 “의사협이 구성되면 주민들이 출자금을 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사협 설립을 위해선 1억원의 출자금이 필요하다. 또 의사협이 출범하면 수산의원은 공공병원으로 인정돼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수산면 주민들은 다음달 열리는 면 체육대회에서 모금운동도 벌인다. 수산면 슬로시티 힐링축제에선 국밥을 팔아 수익금 일부를 기탁하기로 했다.
김택수 수산면 주민자치위원장은 “10여 년 봉사정신으로 의원을 운영하다 폐업을 결정했지만 다시 주민들을 위해 문을 열어 너무 감사하다”며 “수산의원을 위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천 남인우 기자
2026-09-2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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