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 3000명 모였다…성균관, 해방 후 최대 규모 석전 봉행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수정 2026-09-28 16:19
입력 2026-09-28 16:19
28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 대성전에서 열린 추기 석전대제에서 성균관대학교 유가예술문화콘텐츠연구소 팔일무단이 일무를 추고 있다. 연합뉴스


“인간을 사랑하고 해치지 않는 인(仁)의 가치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의 지능보다 인간에 대한 사랑이 먼저이며 AI의 효율보다 인간의 존엄이 먼저임을 선언한다.”(인간을 존중하는 유교의 AI 윤리 선언 제1조)

28일 서울 종로구 대성전에서 전국 유림(儒林) 3000명이 모인 가운데 공기(孔紀·공자가 태어난 해를 원년으로 삼은 날짜 계산법) 2577년 추기 석전(釋奠)이 봉행됐다. 이번 석전은 157년 만의 대성전 중수(重修)를 마치고 성현 39위의 위패를 새로 단장한 뒤 처음으로 올리는 것이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창립 80주년 기념행사를 겸해 열린 이날 석전에는 해방 후 가장 많은 유림이 집결했다.


석전은 공자를 비롯해 증자, 자사, 맹자와 이황, 이이 등 유교의 성현을 모시는 제사다. 예전에는 국가에서 봄과 가을 두 차례 봉행했다. 성균관 석전은 국가무형유산 석전대제로 전승되고 있다. 제사의 첫 잔을 올리는 초헌관은 최종수 성균관장이 맡았으며, 아헌관(두 번째 잔)은 차성학 성균관 부관장, 종헌관(세 번째 잔)은 황종태 유도회 부회장이 각각 담당했다.

이날 성균관은 AI 시대 윤리 원칙을 유교의 덕목으로 풀어낸 ‘인간을 존중하는 유교의 AI 윤리 선언’도 발표하며 관심을 모았다. 유림들은 “AI의 발전이 기술적 진보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간의 도덕적 성숙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한다”며 “기술은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인간은 공동체와 인류와 자연을 위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관장은 이날 대회사를 통해 2023년 제정된 ‘성균관·향교·서원 전통문화의 계승·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을 통해 우리 사회와 가정의 도덕과 윤리를 바로 세울 기회가 생겼다고 자평하며 “법률 개정 등을 통해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국가와 지방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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