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야구 구했다 ‘군필’ 조병현의 위엄 “얘들아 알지?”

류재민 기자
수정 2026-09-28 12:01
입력 2026-09-28 11:41
곽빈 흔들릴 때 등판 1이닝 무실점 호투
2022년 상무 입대한 유일한 현역 출신
“군대 다녀와 성장…터닝 포인트였다”
“‘조금 도움이 됐다’ 정도로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가대표 투수 조병현(SSG 랜더스)이 없었다면 아마 금메달도 없었을지 모른다. 조병현이 패배 위기에 몰린 한국 대표팀을 구해내며 한국의 아시안게임 5연패에 힘을 보탰다.
조병현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선발 곽빈(두산 베어스), 조병현, 박영현(KT 위즈)으로 이어지는 철벽 마운드로 일본을 단 1점에 묶으며 3-1로 승리했다.
111구를 던지며 투혼을 발휘한 곽빈은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7회부터 흔들렸다. 1사 1, 2루에 내몰린 곽빈은 1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1-1 동점을 허용했다. 책임 주자 2명이 여전히 남아 있었고 일본의 기세가 한껏 오른 상황이라 자칫 역전당할 수도 있었다.
류지현 감독의 선택은 조병현이었다. 조병현은 첫 타자 마루야마 마사시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서 츠지모토 유키와 6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일본 대표팀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은 순간이었고 결국 이 위기를 벗어난 것이 승리의 결정적인 원동력이 됐다. 한국이 ‘약속의 8회’에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결승타로 역전하면서 조병현은 아시안게임 결승전 승리투수가 됐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조병현은 선두타자 쿠마다 토요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후속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중견수 김지찬(삼성 라이온즈)의 포구 실책이 겹쳐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흐름을 한 번 더 끊어줄 필요가 있던 만큼 벤치가 움직였고 조병현은 박영현과 교체됐다.
경기 후 만난 조병현은 “무조건 점수 안 준다는 생각을 했고 뒤에 수비들도 있고 (조)형우가 리드를 잘해줘서 막을 수 있었다”면서 “한일전은 저번 경기에 아쉬운 모습도 있었지만(슈퍼라운드 1차전 0-5 패배) 이번에 이겨서 좋다”고 웃었다.
올 시즌 52경기 50과3분의1이닝 2승 4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 중인 조병현은 시즌 초반 2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를 허용하는 등 흔들렸지만 이내 원래 실력을 찾으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합류했다. 야구 명문 세광고 출신으로 2021년 프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상무에 입대해 이미 군 복무를 마쳤다. 이번 국가대표 선수들 가운데 유일한 현역이다.
조병현은 “군대를 다녀와서 이렇게 성장했던 것 같아서 상무 다녀온 게 저의 터닝 포인트였다”고 돌이켰다. 대신 그는 팀 동료인 정준재, 조형우 등 미필 선수들이 군 면제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을 더 기뻐했다.
조병현은 ‘동료 선수들에게 받고 싶은 선물이라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냥 ‘도움이 좀 됐다’ 정도로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웃었다. 그는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이뤄낸 거라 너무 좋다. 대표팀에 올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좋았다”며 국가대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도요하시 류재민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