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KIA·kt 웃고, 삼성·두산 울고...페넌트레이스 최대 변수 아시아게임 기간 팀별 성적표는 [박현진의 클리닝타임]
박현진 기자
수정 2026-09-28 12:37
입력 2026-09-28 11:39
한국야구대표팀의 아시안게임 야구 5연패 도전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슈퍼라운드에서 전원 사회인야구에서 뛰고 있는 일본에 완봉패의 수모를 당했고 결승전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진땀승부가 펼쳐졌으나 결국 3-1로 승리를 거두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올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최대 변수로 꼽혔던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이제 24명의 태극전사들은 소속팀으로 복귀해 29일부터는 KBO리그의 막판 순위경쟁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10개 구단은 이들이 대표팀에 차출된 지난 14일부터 적게는 6경기에서 많게는 12경기를 치렀다. 당초엔 대표팀 차출로 인한 전력 누수가 적은 편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KBO리그 최고 타자 김도영과 호타준족 박재현, 불펜 필승조 성영탁 등이 빠져나간 KIA 타이거즈는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 뻔했다. 최고의 토종 선발 원투펀치 곽빈과 최민석에 차세대 거포 박준순까지 대표팀에 보낸 두산 베어스 역시 동병상련의 처지였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kt 위즈도 소형준과 오원석, 박영현까지 선발, 중간, 마무리가 없는 상태에서 시즌을 이어가는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상당히 다른 결과도 나타났다. LG는 아시안게임 기간 5승 2패 승률 0.714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기록상으로 최대 수혜팀이 된 것은 분명한데 실익을 따져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대표팀 차출 직전까지 LG는 2위 삼성에 5경기 차로 뒤져있었고 4위 KIA에 1.5게임 차로 쫓기고 있었다. 그런데 28일 기준 삼성과 4경기 차, KIA와 2게임 차로 사실상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
실리는 kt가 챙겼다. kt는 이 기간 10경기를 치르며 6승 1무 3패로 LG, SSG 랜더스-KIA(이상 4승 2패)에 이어 롯데 자이언츠(6승 3패)와 함께 4위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경기수가 많았던 덕분에 가장 많은 6승을 챙기며 선두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마운드의 핵심 자원이 통째로 빠진 까닭에 팀 평균자책점이 4.70으로 시즌 평균 4.29에 비해 크게 떨어졌지만 타선의 폭발로 마운드 공백을 깔끔하게 지워냈다. kt의 시즌 팀타율은 0.281인데 아시안게임 기간에는 0.301로 치솟았다.
KIA도 6경기에서 4승2패로 잘 버텼다. 공격력은 눈에 띄게 약해졌지만 애덤 올러, 제임스 네일, 시라카와 케이쇼 등 선발진의 호투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다. 이 기간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2.73으로 1위를 달렸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한 팀도 KIA와 LG(2.90) 뿐이다.
운도 따랐다. 27일 LG와의 홈경기가 0-2로 뒤지던 4회말 우천취소됐다. 상대 선발이 카를로스 카라스코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패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LG로서는 한 걸음 달아날 기회를 날렸고 KIA는 한숨을 돌린 뒤 완전체 전력으로 LG를 상대할 수 있게 됐다. LG와 네 경기를 남겨뒀으니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KIA 입장에서는 결정적인 호재를 만났다고 할 수 있다.
또다른 소득도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16명이 병역혜택을 받게 됐는데 KIA는 차출된 선수 3명이 모두 수혜를 누리게 된다. 삼성(배찬승, 이재현), 롯데(김진욱, 최준용), SSG(조형우, 정준재), kt(소형준, 오원석), 두산(최민석, 박준순) 등은 2명씩이고 한화 이글스(문현빈), LG(김영우), 키움 히어로즈(김건희)은 각각 1명씩이다. 최준용의 경우 상무에 합격한 상태에서 병역혜택을 받게 됐다.
이들은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돼 4주에 걸친 기초군사훈련을 이수한 뒤 34개월간 해당 종목 분야에서 선수 활동을 이어가며 544시간의 의무 봉사활동을 채우면 병역 의무를 마칠 수 있다. 선수 개인적으로는 경력단절 없이 선수생활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고 팀은 장기적인 선수단 운영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숫자로도 KIA가 가장 많지만 김도영의 경우 해외 진출 시계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외 진출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병역 문제를 해결한 김도영은 이제 2029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릴 수 있다. 금메달을 놓쳤다면 김도영의 메이저리그행은 2031년에나 가능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의 직격탄은 두산이 맞았다. 7경기서 3승 1무 3패로 7위에 그쳐 KIA를 추격하는데 실패했다. 두산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3.83으로 1위를 달리는 마운드의 팀이다.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팀은 두산 뿐이다. 이 부문 2위인 삼성이 4.22다. 격차가 제법 크다. 그런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이 아시안게임 기간 6.57로 곤두박질쳤다. 꼴찌다. 그만큼 곽빈과 최민석이 빠져나간 공백이 컸다는 얘기다. 둘은 한국이 금메달을 따는데 가장 결정적인 활약을 펼친 주인공이다. 가장 큰 공을 세운 선수들을 내준 팀이 최대의 피해자가 된 셈이다.
삼성은 차출 공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였지만 4승 3패에 머물러 1위 추격의 실마리 놓치고 말았다. 배찬승과 이재현의 병역 혜택을 제외하면 소득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서 멀어진 팀들 가운데서는 SSG가 활짝 웃었다. 팀도 4승 2패로 선전했고 출전한 선수들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마무리 조병현이 국제 무대 경쟁력을 증명했고 무엇보다 포수 조형우가 한 단계 성장했다. ABS가 적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투수들을 이끌었고 안정적인 포구와 블로킹으로 투수가 편안하게 변화구를 던질 수 있게 했다. 백업으로 나서면서도 임무를 100% 이상 완수해낸 정준재의 활약도 돋보였다.
박현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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