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보약” 과학적 근거 찾았다…불면증, 뇌졸중 위험 26%↑[달콤한 사이언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6-09-28 17:30
입력 2026-09-28 17:30


불면증은 잠들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한데도 잠을 못 자거나 자주 또는 일찍 깨는 일이 주 3회 이상 3개월 넘게 이어져 낮 생활에 지장을 주는 질환이다. 이런 엄격한 정의에 부합하지는 않더라도 일반적으로 며칠 동안 잠을 설치는 경우 불면이라고 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불면에 시달리는 이들은 2025년 기준으로 성인의 16.2%에 해당하는 약 8억 5232만 명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국제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불면증이 전체 인구의 약 22%에서 나타난다고 밝히기도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불면증 환자도 2024년을 기준으로 76만 8814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과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이 2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언스플래쉬 제공


이탈리아 볼로냐 신경과학연구소, 페라라대 의대, 오스트리아 파라바르트 의료원 공동 연구팀은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뇌졸중 위험이 26% 높고 각종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도 28% 높다고 2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수면 의학 리뷰’ 9월 27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불면증이 건강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대표적인 의학 연구 데이터베이스인 ‘메드라인’과 ‘엠베이스’를 2025년 8월까지 논문 자료를 검색했다. 연구팀은 기존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 고찰에 근거해 뇌졸중, 치매, 우울증, 자살 행동, 사망, 업무상 재해, 입원 등 7가지 건강 결과에 관한 코호트 연구 근거를 ‘엄브렐러 리뷰’ 했다. 엄브렐러 리뷰는 이미 나온 문헌 리뷰를 다시 모아 분석하는 ‘리뷰의 리뷰’, 일종의 메타 리뷰로 1차 연구 대신 체계적 문헌 고찰 결과를 종합해 빠르게 늘어나는 분야를 폭넓게 요약할 때 유용하게 쓰이는 방법이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불면이 뇌졸중과 입원 위험이 높아지는 것 외에도 우울증, 자살 행동과 연관돼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뇌졸중 위험이 26%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병원 입원 확률도 28%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불면증이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성 치매 같은 다른 원인의 치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통계적 연관성은 약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 결과는 불면증의 영향이 단순히 잠을 설치고 낮 동안 제 기능을 못 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를 이끈 루카 비냐텔리 이탈리아 볼로냐 신경과학연구소 교수는 “불면증이 있는 사람의 치매나 뇌졸중 위험이 더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이번 연구는 불면을 뇌·정신 건강은 물론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인식해야 함을 보여준다”며 “수면은 모든 나이대에서 뇌 건강 논의의 핵심축이 되어야 하는 만큼 불면증과 그 치료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지역사회와 학교, 직장의 건강 증진 프로그램에 수면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