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뢰 조사, 北 포로 입국… 신속·투명 대응 못 할 까닭 없다
수정 2026-09-28 01:49
입력 2026-09-28 00:26
군과 유엔사가 지난 21일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추정 폭발 사고 현장조사를 어제 실시했다. 사건 발생 6일 만이다. 유엔사는 사고 당일부터 신속한 현장조사를 제안했지만, 안전을 우려하는 우리 군의 반대로 추석 연휴 이후인 내일부터 합동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조사 지연을 놓고 북한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어제 본격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합참은 어제 폭발 발생 추정 지점 근접 지역까지 도달했지만 “미확인 지뢰지대로 위험성이 높고 작전 수행 인원들의 피로도도 극심해 오늘 작전을 종료하고 차후 재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5년 북한 목함지뢰 폭발사건 때는 당일 현장에서 지뢰 파편을 수거한 후 이틀 뒤 합동 현장조사를 시작했다. 이번에 합참은 사고지점조차 명확히 특정하지 않고 부상 장병 숫자까지 줄여 발표하는 등 부실 브리핑을 했다. 연휴 내내 현장 증거 멸실, 북한의 은폐 조작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들끓었다.
우크라이나에서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이송도 마찬가지다. 비공개 원칙만 앞세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먼저 공개하는 엇박자가 빚어졌다. 정부는 송환 사실을 조용히 처리하기로 양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측은 “그런 합의는 없었다. 포로들이 어디로 가는지 숨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반박했다. 정부의 비밀주의로 자칫 국제사회에 ‘북한 눈치만 보는 나라’로 왜곡된 인상을 주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정부가 장병들의 안전 확보와 북한군 포로 및 북한 내 가족들의 안전 문제에 신경을 쓰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럼에도 우리 장병들의 목숨을 노린 북의 도발 의혹에 머뭇거리고, 자유 대한민국에 귀환한 청년들의 존재를 쉬쉬한다면 대내외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안보 문제에 있어 정부는 냉철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신속·투명하고 당당한 자세로 대응해야 한다.
2026-09-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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