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은 안 하지만 군대는 보낸다”… 마크롱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파병 [밀리터리노트]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9-25 15:05
입력 2026-09-25 15:05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란 전쟁의 여파가 미치는 중동 핵심 요충지에 프랑스군을 전격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겉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목적’을 내세웠지만, 직접적인 분쟁 개입에는 선을 긋는 아슬아슬한 외교·군사적 줄타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전투 참여는 없다”… ‘방어용’ 명분 내세운 군사 자산 투입
마크롱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TF1 및 프랑스2 방송 인터뷰에서 홍해 연안의 사우디 얀부 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병력과 레이더 시스템, 방어 시스템 등 군사 자산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프랑스군이 직접적인 교전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어떠한 분쟁에도 개입하지 않으며, 군사 자산 파견은 오직 이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에 라팔 전투기를 추가 배치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이미 일부 항공기가 배치돼 있음을 언급하며 상황 전개에 따른 유연한 대응 방침을 내비쳤다.
홍해 ‘얀부항’에 쏠린 눈…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수호신’ 자처
프랑스가 정밀 방어망 투입을 결단한 배경에는 급격히 악화하는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얀부항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움직임을 우회해 유럽으로 향하는 사우디 원유 수송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란의 대리 세력인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얀부항의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시설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붓는 등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습으로 우회 송유관 가동이 일시 중단되는 등 유럽으로 가는 원유·경유 공급망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자 프랑스가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분쟁 휘말릴 위험과 실리 사이의 ‘외교적 셈법’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중동 내 프랑스의 영향력을 유지하면서도 대규모 군사적 개입이라는 늪에 빠지지 않으려는 마크롱 특유의 전략적 셈법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
에너지 수송로 확보라는 실리를 챙기는 동시에 ‘방어적 파병’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란과의 전면전 가능성은 피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친이란 세력의 공습이 지속되는 분쟁 한복판에 프랑스 방어 자산과 병력이 실전 배치되는 만큼, 자칫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프랑스가 중동 전면전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문경근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