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격 접었지만… 일본 ‘크리켓’ 2028 올림픽까지 정조준

박다운 기자
수정 2026-09-23 23:20
입력 2026-09-23 16:09

韓, 비용 부담 이유로 보내지 못해
日, 산업·외교 전략 바탕 집중 육성

일본 남자 크리켓 대표팀의 켄들 카도와키-플레밍(왼쪽)이 일본과 인도의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22일 도치기현 사노에서 열린 스즈키컵 대회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사노 AP 연합뉴스


대한민국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열리는 전체 43개 종목 중 41개 종목에 선수단을 보냈다. 이번 대회에서 태극 마크를 볼 수 없는 종목은 신생 라켓 스포츠인 빠델과 전 세계 25억 인구가 즐기는 크리켓뿐이다. 한국 크리켓은 2016년 동아시아컵 정상에 올랐을 정도로 경쟁력이 있었으나 ‘비용 부담’을 이유로 선수를 보내지 못했다.

반면 아시안게임 주최국 일본은 이번 대회를 발판 삼아 크리켓의 저변 확대를 노린다. 여자 결승전이 열렸던 지난 22일 도치기현 사노에서는 남자 성인 대표팀과 인도 성인 대표팀 간 단판 승부인 ‘스즈키컵’도 펼쳐졌다. 전문가들은 생활체육 강국 일본이 크리켓 육성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올림픽을 넘어 경제 성장을 위한 산업·외교적인 전략까지 깔려 있는 것으로 본다.


크리켓은 투수가 던진 공을 타자가 배트로 쳐 점수를 내면 타자가 중앙 피치 양 끝에 놓인 ‘위켓’ 사이를 동료와 왕복하며 ‘런’을 쌓는 경기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일본은 이런 흐름에 빠르게 움직였다. 2014년 약 3000명 수준이던 등록 선수는 올해까지 1만명 수준으로 늘었고, 경기장은 전국에 16곳이 있다.

일본의 이런 배경에는 초고령화에 따른 인력난 문제도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크리켓 문화권인 남아시아 출신 이주민의 현지 정착에 크리켓을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스포츠를 활용해 이주민들이 지역사회에 녹아들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사례”라고 했다.



‘스포츠 외교’로도 활용됐다. 이번 스즈키컵은 인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 자동차기업 스즈키가 타이틀 파트너로 나섰다. 인도 정부 및 기업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일본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

한국은 뛰어가는 일본을 뒤에서 바라보는 처지가 됐다. 2024년 기준 등록 선수는 451명, 정식 구장도 인천 1곳뿐으로 일본과 격차가 커졌다. 김남기 대한크리켓협회 회장은 “울산 현대조선소에만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 800명이 자체 대회를 열 만큼 우리도 저변은 있다”며 “다문화 스포츠로서 크리켓에 대한 관심이 늘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박다운 기자
2026-09-24 B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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