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유가→금…경기 따라 돈 몰리는 원자재, 지금은 어디쯤?

이승연 기자
이승연 기자
수정 2026-09-25 10:00
입력 2026-09-25 10:00
지난달 17일 직원이 서울 종로구 삼성금거래소에서 골드바 등 금 제품을 내보이고 있다. 이지훈 기자


경기·물가 따라 움직이는 원자재 시장
구리로 시작해 유가·곡물 거쳐 금으로
“아직 침체 아냐…금 가격 주목할 때”
구리·유가·곡물·금. 서로 별 상관없어 보이는 원자재 가격이 사실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 있다. 경기와 물가에 따라 한쪽 가격이 뛰면 다른 쪽은 주춤하는 등 순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지금 원자재 시장은 경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경기를 원자재 시장의 출발점으로 꼽는다. 경기가 살아나 공장이 돌고 건설이 늘면 구리 같은 산업금속부터 수요가 늘어난다. 경기가 좋아지면 운송도 활발해지면서 원유 수요도 따라 늘며 유가가 오른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유가가 오르면 기업의 생산비가 올라가고, 비료 가격 등을 통해 농산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른바 ‘애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물가 부담에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하게 되면 시장 금리가 뛰고 달러가 강세를 보인다. 그러다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정점을 찍고 나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다시 안전자산인 금이 주목받는다.

쉽게 말해, 구리(산업금속)→유가(에너지)→곡물→금(귀금속)으로 경기와 물가를 둘러싼 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지금은 이 사이클 어디쯤 와 있을까. 유가가 치솟고 물가 부담도 높아지는 국면이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경기 침체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본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 천연가스와 석탄, 질소계 비료는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때가 아니라는 점에서 당장 침체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며 “금 가격을 구리 가격으로 나눈 수치를 보면, 내년 7~9월경 고점을 찍고 둔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눈여겨볼 것은 금이다. 아직 침체가 시작된 단계는 아니지만,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정점을 지나고 경기 둔화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금이 먼저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한 ‘매파적’ 발언에도 금 가격은 크게 밀리지 않았다.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있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포는 2027년 3월부터 점차 후퇴할 것”이라며 “금 가격은 연내 5000달러선을 재탈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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