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3%인데 적금금리는 2%라고?

황인주 기자
수정 2026-09-24 10:09
입력 2026-09-24 10:09
장기금리 급등에 이례적 역전
은행채 1년물 4%대로 올라
고금리 특판은 까다로운 조건
최근 장기금리 상승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적금 금리를 웃도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4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대표상품의 1년 만기 예금금리는 전날 기준 최고 연 3.05~3.55%로 집계됐다. 최근 몇 주 사이 미국 장기 국채 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줄줄이 예금금리를 인상한 결과다.
반면 같은 만기의 적금 금리는 최고 2.60~3.85% 수준이었다. 예금 금리의 하단이 적금 금리 하단보다 0.45% 포인트 높지만, 상단은 적금 금리가 예금보다 0.30% 포인트 높았다. 적금 상품의 우대금리를 제외한 기본금리만 보면 2.10~3.20%로, 하단이 2%대 초반까지 내려간다.
적금은 매월 일정 금액을 나눠 납입하는 구조여서 소비자들에게 제시되는 금리가 통상 예금보다 높게 책정된다. 예컨대 연 3% 적금에 매월 50만원씩 1년간 납입하면 첫 달 납입액은 1년 가까이 운용되지만 마지막 달 납입액에는 한 달치 이자만 붙는다.
요즘은 장기금리 상승 여파로 예금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이 같은 금리 구조가 뒤집히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은 가입할 때 한번에 자금을 넣고 운용하는 구조라 1년물 움직임이 비교적 빠르게 반영된다. 적금은 같은 1년 만기 상품이라도 평균 운용기간이 짧아 단기금리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4.092%로 4%대에 오른 반면, 6월물 금리는 3.754%로 0.338% 포인트 낮았다.
은행이 2~3%대 금리 수신 상품만 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연합회에 공시되는 대표상품 외에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들이 있지만, 첫 거래 고객이나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기존 고객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KB국민은행은 최고 12% 금리를 제공하는 ‘KB카드 쓰담적금’ 10만좌 특판을 하고 있다. 기본금리는 2%지만,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10% 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제시한 숫자가 높은 데 반해 조건이 까다롭고, 받을 수 있는 이자도 많지 않다. 월 납입액과 한도를 각각 30만원과 6개월로 막아 둬서 우대금리를 꽉 채워도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세후 약 5만 3000원에 그친다. KB국민카드를 써야 하고 출금계좌의 평균잔액도 본다.
신한은행도 20만좌 한도로 이달 말까지 최고 9% 금리를 제시한 ‘신한 적금 9단’ 특판을 진행하고 있다. 만기가 1년으로 국민은행보다는 길지만 월 납입액은 30만원으로 막혀있다. 기본금리 3%에 우대금리가 6% 포인트다.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직전 6개월간 신한은행 수신 상품이 없어야 하고, 신한카드 결제실적도 필요하다.
황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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