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 하락 공포가 교육 투자로”…정규직이 사교육비 더 쓴다

김우진 기자
수정 2026-09-25 14:00
입력 2026-09-25 14:00
정규직 4.56% 쓸 때 비정규직 0.74% 소비
공교육비는 1.7배 차이지만 사교육비 6배
“경제적 계층 이동성 약화해 불평등 재생산”
정규직은 고용 안정을 바탕으로 자녀 사교육비에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세대에서 일종의 ‘계층 하락’이 이뤄지지 않도록 미래 자본에 투자하는 심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노동시장 지위와 소비 격차에 관한 연구’를 보면 전체 소비에서 대기업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사교육에 돈을 쏟는 비중이 더 컸다.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현재 자신의 지위뿐만 아니라 미래세대 계층까지 가르는 것이다.
연구진이 2023년 기준 노동시장 지위별 소비항목을 분석한 결과 사교육비 소비 비중은 대기업 정규직이 4.56%, 비정규직이 0.74%였다. 공교육 소비 비중은 대기업 정규직이 1.67%, 비정규직 0.98%로 나타났다.
공교육비 소비 비중은 대기업 정규직이 비정규직에 비해 1.7배 정도 차이가 나지만 사교육비 비중에서 6배 차이로 벌어졌다.
중소기업에서도 격차는 같았다. 중소기업 정규직의 사교육비 소비 비중은 2.46%였으나 비정규직은 1.74%였다. 반면 공교육비는 정규직이 1.03%, 비정규직이 1.12%로 오히려 비정규직이 더 높았다. 공교육비와 달리 사교육비는 고용 안정성에 비례해 상승한다는 것이다.
반면 식비와 주거비 등 당장 생활에 필요한 비용에 대한 지출 비중은 비정규직이 더 높았다. 대기업 정규직은 식비에 18.38%를, 중소기업 정규직은 19.16%를 지출했다. 그러나 대기업 비정규직은 24.70%,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22.20%를 썼다.
주거비 역시 대기업 정규직은 9.26%,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9.95%를 지출했다. 대기업 비정규직은 주거비에 12.14%,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12.76%를 썼다.
연구진은 “노동시장 지위에 따른 사교육비 항목의 소비 격차가 크다는 것은 노동시장 지위가 낮은 집단에서 교육 기회 제약이 크다는 점을 가리킨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경제적 계층 이동성을 약화시켜 장기적인 불평등 재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소득 격차로 인한 결과로 볼 수도 있지만,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정규직의 패턴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노동 안정성의 영향으로 인한 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규직은 지위 하락의 위험에 대한 공포가 비정규직보다 훨씬 크고 학업 투자에 대한 보상이 어떻게 돌아오는지 체감하는 계층”이라며 “정규직이 사교육비를 과도하게 쓰고 있으며 이런 불행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사교육 무력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김우진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