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 7000달러 찍은 비트코인… ‘가상자산 겨울’ 끝났나

서유미 기자
수정 2026-09-23 00:08
입력 2026-09-23 00:08

8개월 만에 최고… 3개월간 34% 상승
美 국채금리·유가 하락에 투심 회복
미중회담 기대도… ETF 자금 복귀
“본격 강세장 선언 일러” 신중론도

비트코인이 약 8개월 만에 8만 7000달러 선을 돌파한 22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가상자산 가격이 표시돼 있다.
이지훈 기자


비트코인이 21일(현지시간) 8만 7000달러를 넘어서면서 지난 1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3개월 동안 34% 상승하면서 지난해 고점 이후 이어진 ‘가상자산 겨울’이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약 4.32% 상승한 8만 53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5시 30분에는 8만 7281달러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 1월 29일 8만 4667달러를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에 8만 5000달러 선을 회복한 것이다. 최근 5일간 약 13%, 3개월간 34%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5일 미국 상원에서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법 ‘클래리티법’의 처리가 무산되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7만 6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빠르게 반등했다.

최근의 상승 흐름은 미국 국채금리와 유가가 하락해 위험자산 투자 심리에 가해지던 부담이 줄어든 탓으로 해석된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 아래로 내려오면서 이자가 없는 비트코인의 상대적인 투자 가치가 높아졌다. 국제 유가도 미국과 이란이 외교적 해법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로 지난 16일 이후 나흘째 하락했다.





오는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산 시장에 낙관론이 형성됐다는 분석도 있다. 클래리티법은 미국 상원에서 무산됐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디지털자산 관련 규제를 완화해 악재를 상쇄했다. 맷 호건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서 “크립토 겨울은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크립토의 봄이고 꽃이 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빠져나가기만 하던 투자자금도 돌아오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지난 17, 18일 5억 9300만 달러가 들어왔다. 지난주 순유입은 600만 달러였다.

다만 본격적인 강세장 전환을 선언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남아 있고, 현재 가격도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가인 12만 6000달러보다 30% 이상 낮다. 비트코인이 8만 달러대에 안착하고 거래량과 시장 유동성이 함께 늘어나는지가 관건이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장은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과 연준의 매파적 기조 등 비트코인 약세를 이끈 조건이 하나씩 해소되고 있다”면서도 “아직 약세장이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도 “투자 심리는 회복되고 있지만 가격뿐 아니라 거래량 증가와 시장 전반의 유동성 회복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유미·김예슬 기자
2026-09-23 B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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