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도시 광주, 미술혁명 ‘인상파’ 와 만나다”

서미애 기자
서미애 기자
수정 2026-09-22 22:38
입력 2026-09-22 22:38

[인터뷰] 시반 에란-레비안 이스라엘박물관 순회전시 책임자

시반 에란-레비안 이스라엘박물관 순회전시 책임자.


“기존 질서에 질문 던지고 새 길 개척…광주 정신과 깊이 공명”클로드 모네 서거 100주기를 기념한 특별전 ‘인상파, 찬란한 순간들: 모네, 르누아르, 반 고흐 그리고 세잔’이 23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막을 올렸다. 이스라엘박물관이 소장한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전시다.

전시를 총괄한 시반 에란-레비안 이스라엘박물관 순회전시 책임자는 광주와 인상파의 만남을 관통하는 말로 ‘혁명’과 ‘빛’을 꼽았다. 기존 질서에 맞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인상파의 예술적 도전과 광주의 역사적 정신이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신문은 이번 전시의 의미와 예술 교류의 역할을 물었다.


―광주에서 인상파 전시를 여는 의미는 무엇인가.

“광주와 인상파는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에서 출발했지만, 기존의 틀에 도전하고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닮았습니다. 인상주의는 당시 살롱 중심의 엄격한 아카데미즘에 반발해 관습을 깨뜨린 혁명적 미술운동이었습니다. 광주 역시 한국 역사에서 불의에 항거하며 자유와 인권을 열망해 온 도시입니다. 시대와 배경은 다르지만 기존 질서에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깊은 공명을 이룹니다.”

―‘빛의 도시’ 광주와 인상파의 만남도 상징적으로 보인다.



“인상파 화가들에게 빛은 예술의 출발점이자 본질이었습니다. 빛에 따라 색과 형태가 달라지고, 같은 풍경도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화가들은 그 찰나의 변화를 화폭에 붙잡으려 했습니다. 빛과 물, 풍경의 반사를 담은 작품들이 ‘빛의 도시’ 광주에서 관람객을 만난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일입니다.”

―인상주의가 미술사에 남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단순히 화풍을 바꾼 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시켰습니다. 인상파 화가들은 무엇을 그리느냐뿐 아니라 어떻게 보고 느끼느냐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순간의 빛과 색채, 자연과 도시의 일상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지요. 모네가 같은 풍경을 반복해 그린 것도 시간과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빛을 포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스라엘박물관 소장품을 한국에 소개하는 데 어떤 의미를 두고 있나.

“한국 관람객에게 작품을 보여주는 일은 단순히 작품을 빌려주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지닌 사람들이 하나의 작품 앞에서 감정을 공유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과정입니다. 예술은 언어와 국경을 넘어 사람을 연결하는 보편적인 언어입니다.”

―한국 문화기관과의 후속 협력도 기대할 수 있나.

“한국은 역동적인 예술적 에너지를 지닌 나라입니다. 이스라엘박물관은 앞으로도 한국 문화기관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싶습니다. 전시와 교류를 통해 국경을 넘어서는 예술적 대화를 지속하기를 기대합니다.”

―국제사회의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예술 교류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국제사회가 겪는 갈등과 고통, 민간인의 희생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동시에 예술은 정치와 종교의 장벽을 넘어 서로 다른 삶과 생각을 이해하게 하는 소통의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술이 모든 갈등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서로를 바라보고 대화할 공간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술 교류가 지닌 치유와 연결의 가치를 지켜가야 합니다.”

―광주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좋은 예술은 특정 시대나 국가에만 속하지 않습니다. 다른 시대에 만들어진 작품을 보며 자신의 삶과 감정을 발견하는 순간, 예술은 다시 살아납니다. 광주의 관람객들이 익숙한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고, 이번 전시에서 자신만의 ‘찬란한 순간’을 발견하기 바랍니다.”

전남광주 서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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