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에게도 관심을”… 金 따낸 비인기 종목, 처우·환경 개선 호소 [나고야 야호]

류재민 기자
수정 2026-09-22 13:24
입력 2026-09-22 00:40
“사실 저도 그게 가장 걱정입니다.”
아시안게임 테크볼 초대 챔피언에 오른 이준석은 금메달을 딴 뒤 미래 계획을 묻자 막막함을 전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새 역사를 썼지만 테크볼 실업팀이 없다 보니 전문 선수로 살아갈 길이 여의찮다. 이준석은 “생계를 다 내려놓고 와서, 메달을 따면 좋은 환경이 갖춰질 수 있을 거라고 기대도 했는데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헝그리 정신’이 여전히 은근하게 강조되는 문화에서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과 싸우며 메달을 따야 한다. 테크볼 선수들은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도 하지 못한 채 대회를 준비해야 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아시안게임은 여러 비인기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이 자신들을 알리고 처우 개선을 호소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다.
근대5종 2관왕을 이끈 김성진 감독도 서울신문과 만나 “한 가지 꼭 알아주셨으면 하는 게 있다”면서 조심스레 속내를 밝혔다. 승마가 장애물 경기로 대체된 후 진천선수촌에 야외 시설이 설치됐지만 실내 시설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대한체육회가 지원해 장애물 경기장을 마련해줬지만 야외라서 겨울에는 훈련하기가 어렵고 날씨에 따라 선수들 부상 위험도 있다. 조금만 보완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따낸 성승민도 인터뷰 말미에 “저희 중계 좀 해주세요”라는 간절한 한마디를 남기면서 많은 기사가 쏟아졌다. 방송사들이 필요할 때마다 반복했던 ‘보편적 시청권’의 의미를 다시 묻게 하는 외침이었다. 근대5종이 겪은 설움은 대회 내내 계속될 게 뻔하다. 대회 전에 만난 다른 종목 선수도 “저희도 중계가 없다더라”면서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나마도 은·동메달을 딴 선수들은 말 꺼내기도 어렵다. 한국만 해도 40개가 넘는 금메달이 나오는 마당이라 금메달을 딴 선수의 목소리에 여론이 집중될 수밖에 없어서다.
다행히도 대한체육회는 21일 테크볼 선수들이 선수촌에 입촌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금메달을 딴 덕분이다. 배고픈 나라가 아닌데 언제까지 헝그리 정신이 유효할까.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고 싶은 선수들의 바람이 이뤄지기를 응원해본다.
글·사진 안조·나고야 류재민 기자
2026-09-22 B6면
관련기사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