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 4~5%로 뛰자… 개미들, 한미 채권 쓸어 담았다

이승연 기자
수정 2026-09-22 00:38
입력 2026-09-21 18:11
지난달 美 채권 순매수 7월의 2배
이달 국내 채권 투자도 8월의 89%
높은 이자에 몰려… 주춤 증시도 영향
장기채는 주의해야… 물가·환율 변수
한국과 미국의 채권 금리가 고공행진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에 베팅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떨어지지만, 새로 투자하는 사람은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 하반기 들어 미국 채권 매수세가 가파르게 늘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채권 순매수액은 8월 18억 2127만 달러로 7월(8억 8879만 달러)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달 들어서도 18일까지 9억 9152만 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올 상반기(1~6월) 전체 순매수액이 2억 5128만 달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하반기 들어 미국 채권 투자 규모가 급증했다.
국내 채권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18일 개인의 국내 채권 순매수액은 2조 8571억원으로, 8월 전체 순매수액 3조 2061억원의 89.1%에 이른다. 하루 평균으로는 2041억원으로 8월의 1527억원보다 많다. 국채로 범위를 좁혀도 마찬가지다. 개인 투자자의 국채 순매수액은 이달 1조 277억원, 하루 평균 734억원이었다. 8월 하루 평균 652억원보다 늘었다.
이처럼 자금이 채권으로 향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높아진 금리다. 미국의 재정 부담과 금리 인상 우려 등을 반영해 한미 채권 금리는 7월부터 상승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5%를 돌파하며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또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를 넘어서고 10년물은 4% 중반대까지 상승하는 등 국내 채권 금리도 덩달아 뛰고 있다. 현재의 높은 이자를 만기까지 확보하려는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지난 6월 말 13조 6000억원도 넘어섰던 투자자예탁금이 10조원 밑으로 줄어드는 등 주식시장이 다소 주춤한 상황에서 채권 시장으로 개인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높은 금리만 보고 장기채를 서둘러 사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물가 불안과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시장금리가 더 오르면 채권 가격은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가격 변동 폭도 크다. 미국 채권은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이자수익을 환차손으로 반납할 수도 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추가 금리 상승 위험을 고려해 미국 국채 비중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정점을 찍고 안정되면 단기물 중심의 편입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승연 기자
2026-09-22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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