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번 받은 AI 신입 “5초 만에 과실 산정, 10분 내 보험금 지급했어요”

김예슬 기자
김예슬 기자
수정 2026-09-22 00:37
입력 2026-09-21 18:07

보험사 ‘똑똑한 AI’ 경쟁

AI


오전 9시, ‘김AI(인공지능) 대리’가 업무를 시작한다. 사고가 접수되면 블랙박스 영상을 살펴 차대차 사고의 과실 정보를 5초 만에 제시한다. 실손보험금 청구 가운데 추가 확인이 필요 없는 건은 자동으로 심사해 지급 절차로 넘긴다. 고객의 기존 보장을 분석해 보험설계사의 가입 설계도 돕는다. 한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던 챗봇이 이제 보험사 직원의 업무를 하나씩 맡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의 AI 경쟁은 ‘말 잘하는 챗봇’을 넘어 실제 업무에 투입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KB손보, AI가 직원 한 달치 업무 처리

KB손해보험은 최근 AI 에이전트 6종에 사원번호를 부여했다. 이들은 민원 분류와 사고 접수 지원 등을 맡아 각각 직원 한 명의 한 달치가 넘는 업무를 처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원번호는 AI마다 담당 업무와 시스템 접근 권한, 업무 기록과 성과를 관리하기 위한 일종의 ‘디지털 신분증’이다.

●DB손보, 차 사고 분석 정확도 92%



AI가 가장 빠르게 자리 잡은 분야는 사고 처리다. DB손해보험은 지난 6월부터 고객이 블랙박스 영상과 사고 내용을 올리면 AI가 평균 5초 안에 예상 과실비율과 관련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약 7만건의 사고 사례를 학습한 AI의 과실 분석 정확도는 평균 92.4%다. 단순한 사고는 AI가 맡고 직원은 복잡한 사고와 분쟁 처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화재 ‘실손24’ 보상 체계 구축

보험금 심사와 지급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4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와 자동심사를 바탕으로 24시간 보상 체계를 구축했다. ‘실손24’를 통해 접수된 청구 가운데 별도 확인이 필요 없는 건은 자동으로 심사·지급해 처리 시간을 평균 10분 이내로 줄였다.

AI는 보험 가입 단계에도 투입됐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2월 생성형 AI ‘LICO’를 도입해 고객 정보와 기존 보장을 분석하고 설계사의 가입 설계와 전산 심사를 돕고 있다. 삼성생명도 사고보험금 지급에 AI를 적용해 하루 자동처리율을 최고 3.1%까지 높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명의무가 중요한 보험에서는 AI가 설계사를 대체하기보다 반복 업무를 줄여 상담과 심사에 집중하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최종 판단과 책임은 임직원이 지도록 하고 있다.

김예슬 기자
2026-09-22 B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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