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책임지고 물러난다

김진아 기자
수정 2026-09-22 00:29
입력 2026-09-21 20:11

인사 검증 실패에 靑비서실장 사의 표명… 李 “아직 결정 못 내려”

수세 몰린 靑에 총대 멘 비서실장… 野 “경기·성남라인 국감을”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강훈식 비서실장과 마주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강 실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사표 수리를) 어떻게 할지 제가 아직은 결정을 못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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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21일 사의를 표명했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 이후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강 실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정부 출범 15개월 만에 청와대의 3명 실장 가운데 2명이 교체 수순에 접어들게 됐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강 실장이 오늘 오전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의 사의 표명은 지난해 6월 정부 출범 이후 15개월여 만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국정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하지 않았나”라며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국민의 삶을 챙기고 대통령님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것이 우리에게 맡겨진 책무”라며 “저 역시 제게 맡겨진 순간까지 한 치의 빈틈 없이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 거취와 관계없이 우리의 대오가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이 강 실장의 사표를 수리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유엔 총회 참석과 멕시코 국빈 방문을 위해 21일 출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출국 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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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비서실장께서 오늘 드디어 졸업을 한번 해 보시겠다고 하신 것 같다”며 “아직은 제가 어떻게 할지 결정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유엔총회 참석 등을 위해 이날 출국한 이 대통령은 귀국 후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강 실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쇄신 의지’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인사 시스템을 재점검해 보려 한다”고 했다.

이튿날 김 전 후보자가 사퇴했지만 추가 의혹 탄원서가 청와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대통령이 강조한 쇄신 의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왔다. 여기에 정치권에서 청와대 참모진 전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강 실장이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주권자 국민께서 우리 정부를 만든 뜻을 다시 한번 새기고 있다”며 “국민들께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더 깊이 고민하고, 더 낮은 자세로 국정을 더욱 세밀하게 다듬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두 제 부족함 때문”이라고 고개를 숙인 데 이어 거듭 몸을 낮추며 쇄신 의지를 다진 것이다.

개혁에 대한 소신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대한 변화를 만들어 내되, 그로 인해 불이익을 입는 분들을 최대한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 최대한 원만하고 조용히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여당에서는 강 실장이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한 만큼 논란을 일단락 짓고 국정 동력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야당에서는 압박 수위를 더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 실장의 사의로는 역부족이라며 한성숙 국무총리는 물론 청와대 인사수석·민정수석 등 이재명 정부 인사 검증 책임자들의 전원 교체를 요구했다.

특히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등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경기·성남 라인’을 모두 국정감사장에 세우겠다며 청와대와 여당을 몰아세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비서실장 교체 정도로 해결될 수준은 진작에 넘어섰다”며 “내각과 청와대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 ‘종합적인 책임’을 질 사람은 바로 이 대통령”이라고 했다. 이어 “정말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청와대를 좌지우지한다는 ‘경기·성남 라인’ 아닌가”라고 했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보고서에 민주당은 적격, 국민의힘은 부적격 의견을 각각 병기했다.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취소됐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 인사청문회를 마친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또 불발됐다.

김진아·강동용·손지은 기자
2026-09-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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