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리야드까지”… 공습경보·폭발음에 한국인 교민들 ‘불안’

유승혁 기자
유승혁 기자
수정 2026-09-21 18:05
입력 2026-09-21 18:05

공항 인근 폭발·화재에 “이런 일은 처음”
교민들 불안 커져… 가족들 “한국 돌아오라”
건설자재 물류 차질… 교민 생활에도 영향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 인근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예멘의 친이란 무장 세력 후티는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사우디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의 석유시설 등 리야드의 ‘민감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리야드는 그래도 안전한 줄 알았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2015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직장 생활을 해온 김모씨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 인근에서 미사일 공격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불안감이 커졌다고 했다. 김씨는 21일 “지금 당장은 괜찮지만, 이번 공격을 시작으로 전쟁이 더 커지면 어떡하나 걱정이 크다”며 “자녀가 현지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등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악화하면 학업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가 지난 19일 리야드를 겨냥해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행하면서 현지 한국 교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 인근 아람코 연료탱크가 공격을 받아 불이 났고, 공항 주변에서는 화염과 검은 연기가 목격됐다. 항공편 결항과 지연도 잇따랐다. 사우디 민방위국은 리야드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김정운 리야드 한인회장은 “1991년부터 리야드에 살았는데 이렇게 수도가 공격받은 일은 처음”이라며 “특히 국제공항 인근에 사는 한국인 교민들로부터 폭발음이 들렸다는 연락이 왔고, 걱정도 훨씬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교민들에게 리야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아랍에미리트(UAE)나 카타르 등 주변국에서 미사일·드론 공격 소식이 들려와도 리야드까지 위협이 번지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항 인근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하고 공습경보까지 울리면서 현지 분위기도 달라졌다는 게 교민들의 설명이다.



리야드에 머물고 있는 박모(38)씨는 “중동전쟁도 이제 거의 끝나가는 줄 알았는데 리야드가 공격받으니 당황스럽다”며 “한국에 있는 가족들도 이제는 중동에서 일하지 말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일하라고 연락을 많이 한다”고 했다.

현지에서 일하는 교민들의 생활과 업무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024년부터 리야드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모(40)씨는 “7월부터 사우디를 향한 후티의 공격이 시작되면서 정부에서도 식자재나 의료물품 등에 우선순위를 두다 보니 그 외 물품들은 배에서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건설자재를 비롯해 현지에서 물품을 유통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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