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지만은 않은 추석 연휴? 명절 앞두고 커지는 심리적 부담, 해법은 ‘공감’
이병문 기자
수정 2026-09-21 11:44
입력 2026-09-21 11:44
불편한 상황 피하려 하기보단 한 걸음 물러나 ‘공감’에서 출발을
연휴가 지나도 우울감이나 불면증 지속되면 전문가 도움 받아야
우리 사회는 세대나 직업, 지역에 따라 삶의 방식이 예전보다 다양해졌다. 평소에는 각자의 방식대로 지내던 가족과 친척이 명절에 한자리에 모이면, 나에게 당연한 것이 상대에게는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이 결혼, 취업, 승진, 자녀 교육 등 민감한 화제를 통해 드러난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민석 교수는 이를 ‘작은 문명의 충돌’로 비유했다. 홍 교수는 “‘결혼은 언제 하니?’ 라는 말이 기성세대에게는 안부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사생활에 대한 압박으로 들리고, 거꾸로 젊은 세대가 예의를 갖춘다고 보낸 명절 카톡 메시지가 기성세대에게는 성의 없는 것으로 비치기도 한다.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는데 서로 상처를 주고받게 된다”며 “과거 우리나라는 문화적 동질성이 강한 사회였지만, 현재는 다양한 가치관과 규범이 공존하고 있다. 같은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친척 사이라도 생활 양식은 달라져 있을 수 있어, 서로의 말과 행동을 내 방식대로 해석하면 오해가 쌓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리적 부담을 줄이려면, 불편한 상황을 피하려 하기보다 그 순간 떠오른 해석에서 한 걸음 물러서는 ‘공감’에서 출발해야 한다.
홍 교수는 “불편한 말을 들으면 ‘나를 무시한다’라는 해석이 자동으로 떠오르는데, 그 해석을 사실로 단정하기 전에 한 걸음 물러나 ‘정말 그런 뜻이었을까’를 한번 따져보는 것이 공감의 출발”이라며 “같은 잣대를 나에게도 적용해 내가 무심코 한 말이 상대에게는 어떻게 들렸을지 돌아보는 것까지가 공감”이라고 말했다.
명절 스트레스는 충분한 휴식을 통해 피로를 회복하고, 평소 수면과 식사 리듬을 서서히 되찾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완화된다. 다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경우는 연휴가 지나도 우울감이나 수면 문제가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이어지는 경우다.
홍 교수는 “스트레스는 피로감, 소화불량, 가슴 답답함과 같이 신체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며 “연휴가 끝나고 이런 증상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이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명절이 아니어도 평소 안부를 전하고, 여건이 된다면 얼굴도 보면서 서로 공감할 여지를 만들어주는 것” 이라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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