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폭음이 부른 시한폭탄…추석 앞두고 ‘휴일심장증후군’ 주의보!”
이병문 기자
수정 2026-09-21 09:39
입력 2026-09-21 09:39
평소 건강한 사람도 예외 없다… 연휴 단기 폭음이 부르는 ‘급성 부정맥’ 공포
질병청 “성인 3명 중 1명 월 1회 이상 폭음”…연휴 직후 심정지 위험 최대 10%↑
삼성서울병원, 10초 만에 끝내는 손목 맥박 자가 점검법, 스마트워치 활용법 제시
흔히 명절과 함께 찾아오는 피로와 무기력증, 소화불량 등은 일시적인 신체 반응인 ‘명절증후군’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와 달리 폭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휴일심장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인 응급 상황으로 이어진다.
휴일심장증후군은 평소 심장 질환이 없던 건강한 사람이 주말이나 명절 연휴 같은 짧은 기간 동안 평소보다 많은 알코올을 섭취한 후 부정맥이 발생하는 임상적 증후군이다. 이 개념은 지난 1978년 미국 심장학회지(American Heart Journal)에 처음 보고된 바 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경민 교수는 “과식이나 음주 후 아무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함,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키는 급성 부정맥일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연구에 따르면 급성 부정맥을 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은 단연 ‘폭음(Heavy Episodic Drinking)’이다.
독일 뮌헨대 연구팀이 옥토버페스트 축제 참가자 3,028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심전도(ECG)와 음주량을 측정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의 30.5%에서 심방세동 등 심장 부정맥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기 폭음이 심장에 즉각적이고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명백히 입증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심각하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33.7%)이 한 달에 1회 이상 폭음(남성 7잔, 여성 5잔 이상)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폭음을 주 2회 이상 반복하는 ‘고위험 음주율’도 12%에 달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의 월간 폭음률은 27개 회원국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의료진의 연구(JAMA Network Open, 2026 Mar)에 따르면, 휴일 이후 첫 평일에 발생하는 ‘병원 밖 심정지’ 건수는 평균 88건으로 일반 평일(80건)보다 9% 높았다. 특히 2~4일 이상 이어지는 긴 연휴 직후에는 심정지 발생 위험이 최대 10%까지 치솟는 것으로 확인되어 명절 연휴 전후의 철저한 건강 관리가 요구된다.
미국심장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Cardiology, 2026)에 발표된 연구는 폭음 시 부정맥 발생 등 심장에 일어나는 반응을 크게 3단계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첫째, 자율신경계 교란이다. 알코올과 그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심장을 진정시키는 부교감신경을 억제하고, 반대로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해 심장의 전기적 불안정성을 극대화한다.
둘째, 전해질 붕괴이다. 알코올의 이뇨 작용으로 인해 정상적인 박동에 필수적인 칼륨과 마그네슘이 대량 배출된다. 동시에 심장 근육의 칼슘 채널(T-type)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다.
셋째, 좌심방 수축 저하이다. 급성 알코올 노출은 좌심방이 혈액을 짜내는 기계적 수축 기능마저 일시적으로 떨어뜨린다.
국제학술지 큐리어스(Cureus, 2025 Feb)에 발표된 문헌 연구에 따르면, 2시간 이내에 5잔 이상 술을 마시는 행위는 심장의 전기적 신호 체계를 심각하게 교란시켜 급성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29%나 급격히 높인다. 나아가 하루 6잔 이상을 마실 경우 부정맥 발생 위험이 최대 2배까지 치솟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경민 교수는 일반적인 위산 역류나 소화불량과 달리 신체 이상 신호가 감지될 경우 심혈관질환의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와 관련해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김주원 교수는 누구나 ‘10초’ 만에 부정맥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자가 점검법을 소개했다.
한편,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갑작스러운 부정맥 증상 등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보건복지부 응급의료포털 ‘E-Gen(www.e-gen.or.kr)’이나 스마트폰 앱 ‘응급의료정보제공’을 통해 근처에 문을 여는 병·의원 및 응급실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사용이 여의찮을 경우 119(구급상황관리센터)나 129(보건복지콜센터)로 전화해 신속한 안내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부정맥을 포함한 심혈관질환을 의심해야 하는 증상>
-가슴이 쿵쾅거리며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느낌
-명치끝이 꽉 막힌 듯 쥐어짜거나 짓누르는 흉부 압박감
-가슴에서 시작된 통증이 왼쪽 팔이나 턱, 치아 쪽으로 뻗침
-호흡 곤란, 식은땀, 어지럼증 및 실신할 것 같이 기운이 빠짐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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